
그는 내성적인 성격과 볼품없는 외모로 어릴 때부터 따돌림과 괴롭힘에 시달리며 자랐다. 해양소년단으로 활동하던 10대에는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 늘 외로웠고 자신감이 없었다. 길고 어두웠던 학창 시절, 그의 유일한 기쁨은 교회 성가대와 학교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이었다.
교통사고로 대학을 1년 늦게 들어간 그는 졸업 후 영국에 불어닥친 불경기로 인해 취직할 수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어머니가 근무하던 대형할인점 테스코에서 10년간 일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누를 수 없던 그는 이탈리아의 오페라스쿨 단기과정에 입학했다.
뒤늦게 창법의 기본을 배우고 익히며 오페라를 향한 꿈을 키우던 그에게 또 불행이 찾아왔다. 아마추어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던 그의 신장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된 것. 오랜 병원 생활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되자 그는 오페라 가수의 꿈을 잠시 접어두고 휴대폰 매장에서 일하게 된다. 특유의 성실성으로 매출을 높여 승진을 거듭하던 그는 브리튼즈 갓 탤런트 지원자 모집 공고를 보게 된다. 그는 작성한 지원서를 보낼까 말까 고민하다 동전 던지기로 참가 여부를 결정했고, 마침내 오디션 무대에 섰다.
단 한 번의 기회를 기적으로 만든 폴 포츠의 삶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극적인 그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라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역경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였다고 책은 전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