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한글날을 맞아 한글 관련서가 여럿 나왔다. 공휴일로 재지정된 한글날, 책을 통해 한글의 뛰어남과 소중함을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원로 국어학자 홍윤표 국립한글박물관 개관위원장의 《한글 이야기》(태학사)는 1권 ‘한글의 역사’에서 한글이 지금과 같은 형태를 갖추기까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를 설명하고 2권 ‘한글과 문화’를 통해 우리 생활 문화 속에 깃든 한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훈민’과 ‘어제’라는 말에서 훈민정음 창제를 세종이 직접 한 일임을 알 수 있다며 한글의 역사를 설명한다. 최초의 한글 전용 문헌은 세종의 ‘월인천강지곡’이 아닌 18세기 중기의 ‘천의소감언해’이며, 한국인이 쓴 책 중 최초의 가로쓰기는 1895년의 ‘국한회어’라는 사실도 소개한다. ‘한글과 문화’에서는 버선을 만든 사람과 신을 사람과의 관계, 잘 살기를 바라는 소원을 버선에 적었던 ‘버선본’을 소개하며 부녀자들이 쉽게 쓸 수 있었던 문자가 한글임을 설명한다.

김주원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의 《훈민정음》(민음사)은 부제 그대로 ‘사진과 기록으로 읽는 한글의 역사’다. 52장의 옛 사진과 그림, 풍부한 기록으로 한글을 둘러싼 역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한글의 우수성을 주입하는 맹목적인 교육이 오히려 한글에 대한 몰이해를 낳고 있다며 세종이 한글 창제 과정에서 참고했을 법한 문헌들을 자세히 분석해 독자들이 직접 한글 창제의 맥락을 종합적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유리창)은 일제강점기에 벌인 한글 수호 투쟁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했다. 주시경 선생과 그의 제자인 김두봉 권덕규 이규영 등이 1910년 편찬한 현대 국어사전인 ‘말모이’의 탄생 과정부터 조선어학회의 언어 독립 투쟁, 기독교선교회의 한글 전용 등을 소개하는 등 ‘한글 투쟁으로 본 독립운동사’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