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정보위원회 지음 / 이미숙 외 옮김 / 296쪽 / 1만5000원
한국은 중국, 인도, 브라질 등과 함께 경제적 성공을 거두고 유럽, 일본, 러시아 경제는 완만하게 쇠퇴할 것이다. 한반도 통일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중국 간에 팽팽한 교착상태가 빚어질 수 있다. 20년 뒤 미국은 더 이상 ‘국제경찰’이 아니며 지구 상에도 절대패권국은 사라질 것이다. 미국과 유럽이 국내 문제로 관심을 돌리면서 세계화가 멈추게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전 세계 소득이 27조억달러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다.
《글로벌 트렌드 2030》은 미국 16개 정보기관의 수장 격인 국가정보위원회(NIC)가 향후 20년의 세계 정치·경제·외교안보·자원 등의 거시적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 보고서다. 인구문제·정보통신·과학기술·국제분쟁·테러리즘·자연재해 등을 망라한 이 보고서는 4년마다 대선이 있는 해에 작성돼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된다. 한·중·일과 북한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정세, 유럽연합의 미래, 이슬람권과 관련한 문제 등 여러 민감한 쟁점도 수록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15~20년간 메가트렌드가 심화되고 게임 체인저(중대변수)들의 상호작용이 복잡해지면서 세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측한다.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중산층인 시대가 오며 60%가 도시에 거주한다. △고령화로 인해 전 세계적인 대이주 시대가 온다. △식량·물·에너지 수요가 각각 35·40· 50%가량 늘어나고 자원 확보를 위한 분쟁도 가열된다. △데이터 저장 및 분석기술의 발전은 북미에 경제 호황을 가져온다. △5~6년 후 중국의 1인당 소득(구매력 기준)은 1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적으로 이 정도 소득수준에서 민주화 요구가 터졌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