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최대 90만弗 계약"
한화는 미국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뛴 왼손 투수 이브랜드를 계약금 5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등 총액 30만달러(약 3억2000만원)에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 보도를 보면 계약 내용이 다르다. 볼티모어 지역 신문 볼티모어선은 업계 소식통을 인용, 이브랜드가 한화에서 보장금액만 67만5000달러를 받고 성적에 따른 보너스로 22만5000달러를 더 받을 수 있어 최대 90만달러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이는 한화 구단의 공식 발표보다 세 배에 달하는 액수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을 뛰면서 통산 19승25패, 평균자책점 5.46을 기록한 이브랜드는 지난 시즌 볼티모어에서 75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 선수가 한화의 말대로 30만달러만 받고 한국행을 결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과거에도 이런 사례는 있었다. 지난해 삼성에서 뛴 투수 저스틴 저마노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할 때 미국에서 ‘저마노가 삼성의 100만달러 제안을 거부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KIA가 2009년 도미니카 출신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와 총액 30만달러에 계약했는데 비슷한 시점에 도미니카 지역언론에 100만달러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문제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제에서 비롯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외국인 선수의 연간 참가 활동보수는 미화 30만달러(옵션 포함, 복리후생비 제외)를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KBO는 “규약에 있는 외국인선수 연봉상한액이 현실과 다소 동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한정 없이 치솟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규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명무실해진 규정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은 2004년 12월 20만달러에서 30만달러로 오른 후 8년째 제자리걸음이다. 2005년 7177만원이었던 프로야구 평균 연봉은 2012년 9441만원으로 올랐지만 외국인 선수는 변한 게 없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