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팀 주축 '메세나', 선수보다 많은 응원단 '눈 길'
▶외인구단 10-6으로 꺾어… 악천우에도 100여명 팬 운집


거센 바람도 세찬 빗 방울도 그들의 열정을 가로막지는 못했다. 4일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우리인재원야구장에서는 한경·AD HOC배 제3회 우수연예인팀초청야구대회 2일째 경기가 이어졌다.

배정된 경기는 단 1경기. 하지만 경기장은 KBS 개그콘서트 팀으로 구성된 신생 '메세나'와 MBC 세바퀴 출연진이 주축이 된 '외인구단'간의 경기였던 탓에 이른 시간부터 팬들이 모여들어 장사진을 이뤘다. 올 4월 창단한 신생 팀 '메세나'는 20여명의 선수뿐 아니라 10여명의 서포터즈와 오나미, 신보라, 박소영 등 동료 개그우먼으로 구성된 응원단까지 대동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반면 '외인구단'은 오후들어 많은 비가 예보됐던 탓에 선수들과 코칭스테프 간의 소통 문제로 경기장 도착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등 경기 성립을 위한 정족 수 채우기에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외인구단은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지각을 이유로 3점의 페널티를 부여 받았다.

개막시구는 개그우먼 오나미의 몫 이었다. 당초 '용감한 녀석들'의 신보라의 시구가 예정됐으나 그가 피치 못 할 개인 일정으로 지각하면서 주최측은 즉석 캐스팅으로 오나미를 시구자로 추천했다. 시구를 마친 오나미는 "동료들을 응원하러 왔다가 얼떨결에 시구에 참여했지만 뜻 깊은 경험이었다"며, "사실 던지는 순간 마음속으로 우리 팀의 첫 승을 기원했다"고 소감을 전하며 미소 지었다.

그의 바람이 통했 던 걸까. 신생 팀 '메세나'는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로 '외인구단'을 몰아 붙였다. 첫 타석에 들어선 '쌍둥이 형' 이상호는 '외인구단'의 선발투수 한선찬 직구를 공략해 첫 타자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메세나' 팀의 공식대회 첫 안타였다.

3번 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박성광은 특유의 선구안으로 투수를 끈질기게 괴롭혔다. 결국 '살신성인'의 정신을 발휘해 핼맷에 맞는 데드볼로 1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어 냈다. 이후 메세나는 김경태(5번)와 송병철(6번)의 연속안타를 묶어 1회 2점을 뽑아냈다.

'외인구단'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전 '지각사태'로 이미 페널티 점수까지 부여 받은 상황에서 예상 치 못한 상대의 선전에 기세가 꺽이는 듯 보였다. 하지만 한선찬, 허준, 오정태, 김나온 등이 포진 한 '외인구단'도 만만치 않았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 '외인구단'은 경기초반 상대팀의 그림 같은 더블플레이 등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2회와 3회, 각각 1점과 2점씩 3점을 득점하며 추격에 나섰다.

승부처는 5회 말. '메세나'의 선발 이상민은 악천우 속에서 교체 없이 5회까지 던진 탓에 집중력이 떨어졌고 내야의 수비실책이 이어졌다. 송구 에러를 묶어 5회에만 3점을 헌납했다. 점수는 4점차(6-10), 2사 만루의 절호의 찬스를 맞은 것.

위기의 상황에서 '메세나'의 선발투수 이상민의 위기 관리능력이 돋보였다. 이상민은 6번 오정태를 내야 범타로, 7번 서두식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투 아웃 상황에서 대타 구병무 마저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위기탈출에 성공했다. 투타에서 고른 활약을 보여 준 이상민은 삼진 4개를 곁들여 7안타 6실점(3자책점)으로 완투 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성광 메세나 코치는 "솔직히 1승을 목표로 출전했는데 극적인 승리를 거두게 돼 기쁘다"며 "굳은 날씨에도 응원와 준 개그콘서트 선,후배 및 팬 여러분들과 '창단 첫 승'의 감격을 함께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로써 '메세나'는 전날 '조마조마'를 꺾고 1승을 챙긴 이봉원의 '스마일'과 함께 공동 선두에 랭크 되면서 공식대회 첫 출전 만에 4강 진출을 넘 볼 수 있게 됐다.

한편,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고 한경닷컴, SSTV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한경·AD HOC배 우수연예인팀 초청야구대회'는 정상급 연예인이 포함된 10개 팀이 참가해 각각 5팀씩 동부와 서부로 나뉘어 조별경기를 치른 뒤 4강 토너먼트를 통해 내달 2일 우승팀을 가린다.

◆다음은 오늘경기 출전선수 명단
●메세나(구단주 유영선, 코치 박성광)
-선발투수 이상민 / 이상호, 류근지, 박성광, 유민상, 김경태, 송병철, 정태호, 김대성, 송민환
●외인구단(단장 김현철, 코치 구병무)
-선발투수 한선찬 / 이병호, 허 준, 오승진, 구병무, 오정태, 서두석, 김나온, 양영열, 모 세

고양=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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