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강하게 밀어붙이면 반드시 흔들릴 겁니다.”

한국 남자 탁구가 런던올림픽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확보하고 결승에 올랐다. 7일 새벽(한국시간)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준결승에서 한국은 홍콩을 3-0으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 세계 최강 중국과 맞붙게 됐다. 탁구 개인전 노메달로 기가 죽었고, 6일 열린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도 중국과의 경기에서 0-3으로 패해 침울했던 분위기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국은 올림픽에 탁구 단체전이 도입된 2008년 베이징대회에서 남녀 동반 동메달을 따는 데 그쳤지만 이날 승리로 단체전에서 첫 은메달을 확보하고 금메달에 한발자국 다가서게 됐다.

통쾌한 승부였다. 1단식 경기에 나선 유승민(17위·삼성생명)이 탕펑(32위)과 풀세트 끝에 3-2로 승리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게임스코어 2-2로 맞선 5세트에서 과감한 공격으로 점수를 쌓은 유승민이 네트를 살짝 넘기는 리시브로 여세를 몰아갔다. 이어 주세혁(10위·삼성생명)이 정교한 커트로 장톈이(20위)를 자유자재로 요리하며 3-0으로 2단식을 따냈다.

세 번째 경기인 복식에서 유승민-오상은(11위·KDB대우증권) 조는 렁추옌(35위)-장톈이 조와 맞붙어 첫 세트를 5-11로 내줬지만 2~4세트를 내리 따내 3-2로 결승행을 매듭지었다. 이번 승리는 노장 선수들의 관록이 큰 힘을 발휘했다.

주세혁 오상은 유승민은 지난 10년간 한국 탁구를 이끌어온 베테랑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는 이들 대신 차세대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세대교체론’의 표적이 됐지만 코치진은 높은 랭킹과 경험을 봐야 한다고 밀어붙였다.

대표팀은 8일 오후 11시30분(한국시간) 중국과 금메달을 두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히 중국이 앞서지만 우리 선수들도 열 번 맞붙어 한두 번은 이길 수 있다”며 “그 승리가 이번이 되도록 똘똘 뭉쳐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 탁구팀은 단체 동메달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0-3으로 완패하며 메달 없이 이번 대회를 마쳤다. 1988년 서울올림픽 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노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