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라고 다 똑똑한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원숭이 지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스위스의 저명 동물학자 아돌프 포르트만은 돌고래와 코끼리가 원숭이보다 지능이 높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비둘기의 숫자 인지능력이 원숭이의 그것을 뺨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다. 이래저래 원숭이가 지능이 높다는 신화는 무너지고 있다.
‘똑똑한 원숭이’ 신화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것은 꼬리감기 원숭이다. 크기는 30~50㎝, 몸무게가 3㎏ 안팎에 불과한 이 깜찍한 원숭이는 도구를 다루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녀석은 열매를 채취하고 먹을 때 돌이나 견과류 껍질을 이용한다. 영화에서도 재치 있는 행동으로 위기에 처한 인간을 구하는 것은 다 이 꼬리감기 원숭이다. 동물 쇼에서도 녀석들은 단연 주역이다. 녀석들이 대중들 앞에서 계속 재주를 부리는 한 ‘똑똑한 원숭이’ 신화는 쉽사리 깨질 것 같지 않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