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보기-더블보기-파-보기-보기.’

‘붉은 셔츠의 마법’을 기대했던 타이거 우즈에게는 절망스러운 출발이었다. ‘마(魔)의 6개홀’로 불리는 1~6번홀에서 우즈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초반 3개홀에서 4타를 잃었고 5, 6번홀에서 연거푸 보기를 범했다. 그는 남은 12개홀에서 3개의 버디를 낚으며 선전했으나 합계 7오버파 287타로 공동 21위로 내려앉았다. 우즈는 마지막 18번홀에서 5m 버디 퍼트를 한참이나 짧게 한 뒤 풀이 죽고 실망스런 표정으로 홀아웃하며 코스를 떠났다. 우즈는 “이틀간은 잘 쳤는데 3, 4라운드에서 2~3야드 정도의 미세한 거리 차이가 있었다. 그것이 모든 것을 흔들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11차례 그린 주변 벙커에서 파세이브를 시도했으나 성공한 것은 고작 두 차례에 불과했다. 그린의 까다로움도 끝내 풀지 못했다. “마지막날까지도 그린 스피드에 적응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우즈는 자신의 샷과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다. “샷이 잘되고 있다. 오늘까지 그린에 적응하지 못했지만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됐다.”

우즈는 14차례 메이저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단 한 차례도 역전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54홀 선두로 나서 딱 한 차례만 빼고 모두 우승했다. 2009년 PGA챔피언십 마지막날 2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했다가 양용은에게 유일한 패배를 당했다. 36홀 선두로 나섰을 때는 8승1패의 전적을 자랑했으나 이번 패배로 8승2패가 됐다.

우즈는 오는 28일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 블루코스에서 열리는 AT&T내셔널에 출전한다. 이 코스는 지난해 US오픈이 열렸던 곳이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