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 관광객들의 황금연휴와 내달 12일 개막하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특수까지 겹쳐 숙박대란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넘어서기 위한 묘안이 잇따르고 있다. 박람회 조직위원회와 여수시에 따르면 엑스포 기간에 예상되는 1일 숙박 수요는 3만5738실. 하지만 신·증축을 통해 내달 초 문을 여는 것까지 합쳐도 여수 시내 숙박시설은 1만127실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성수기 요금이나 그 이상을 부담해야 하는 시내보다 인근 도시에서 자거나 교회, 마을회관 등 대체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1만원짜리 처치스테이 220실 확보

여수시 소라면 북산4구 달천교회는 엑스포 기간 중 유아실, 다목적실, 별관을 숙박시설로 제공한다. 수용인원은 20명. 조리실과 샤워실도 이용할 수 있어 하룻밤 쉬어가기엔 무리가 없다. 이처럼 여수 시내 교회들은 엑스포 기간에 처음으로 ‘처치스테이(church stay)’를 실시한다. 여수의 12개 기독교단체가 한시적 조직으로 여수기독단체총연합회(여기총)를 구성해 1년 넘게 준비해온 결과다.

여기총은 여수엑스포의 최대 난제가 교통 및 숙박이라는 점에 착안해 교인들을 대상으로 승용차 타지 않기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교회를 숙박시설로 개방하기로 했다. 주일 예배 때를 제외한 월~금요일에 교육관 자모실 유아실 아동부실 등 교회 유휴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지금까지 102개 교회가 처치 스테이에 동참키로 해 4900명이 잘 수 있는 290실을 확보했다.

비용은 어른 1인당 7000원이며 조식을 포함하면 1만원. 여기총 홈페이지(yexpo.kr)에서 참여 교회 목록과 숙박공간 사진 등을 확인하고 예약할 수 있다.

○대체 숙박시설도 2540실

처치스테이 외에도 대체 숙박시설은 다양하다. 여수시와 박람회 조직위는 마을회관, 청소년 수련시설, 캠핑장, 자연휴양림, 체험학습장, 찜질방 등 15종류의 대체 숙박시설을 발굴해 2540개의 객실을 확보했다.

마을회관의 경우 여수시 돌산읍 군내리 남외마을회관 등 건축 5년 미만의 좋은 시설 57곳을 선정해 121개실을 마련했다. 마을회관마다 음식제공, 취사, 주차, 수용 규모 등이 다르므로 여수엑스포 홈페이지(expo2012.kr)의 관광숙박 코너에서 확인하고 예약하면 된다. 이용요금은 8000원.

폐교를 활용한 아이디어도 있다. 돌산의 폐교된 굴전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굴전여가캠핑장, 화양면의 폐교된 이목초등학교를 활용한 농업체험학습장이 그런 곳이다. 봉황산 자연휴양림(12개동) 경도 오토캠핑장, 경도 앞 해상펜션(19개동), 템플스테이(향일암, 흥국사)에 찜질방 8곳도 숙박시설로 ‘찜’해 놓았다.

○여수 찍고 인근 지역으로

여수 시내 숙박난이 심각하자 박람회 조직위는 엑스포 관람 후 여수 인근 도시에서 숙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여수에서 자동차로 1시간권인 순천 광양 하동 보성 구례까지 합하면 숙박시설이 4만3000실, 1시간30분권인 광주 남원 곡성 담양 사천 장흥 고흥까지 더하면 10만3000실이나 돼 연휴 최대 수요(10만2000실)를 해결하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