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만 올라가는 웃음은 사교적인 가짜웃음이다. 입주위근육과 눈주위근육이 복합적으로 작동해야 진짜웃음이다.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에서부터 웃는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다. 생후 5~6주만 지나도 사교적인 웃음을 짓기 시작하지만 부모는 진짜라고 착각한다. 아기는 웃음이 초래할 결과와 보상을 알고 전략적으로 행동할 뿐이다. 사기꾼은 상대방을 속이기 위해 웃는다. 스탈린과 폴포트, 빈 라덴 등 대량 학살자들이나 악인들에게 웃음은 경멸을 전달하는 완벽한 방법이기도 하다.

《웃음의 심리학》(마리안 라프랑스 지음, 중앙북스, 1만5000원)은 저자가 얼굴 근육을 전기로 자극하는 실험을 통해 얻어진 결과 등을 토대로 웃음 뒤에 감춰진 복잡한 개인적, 사회적 심리를 연구한 책이다. 미국 대선 주자들의 웃음 차이, 남녀의 성 정체성에 따라 달라지는 웃음, 국가별로 다른 웃음의 심리학 등을 흥미롭게 펼쳐놨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