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지구촌 곳곳이 기상이변으로 인한 폭우와 폭설,한파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남반구인 호주 브라질은 폭우 피해가,북반구인 중국 미국 등에는 한파와 겨울가뭄이 몰아치고 있다.

브라질 재해 당국은 15일(현지시간) 지난 10일부터 브라질 남동부 리우데자네이루에 내린 폭우와 홍수,산사태로 인한 사망자 수가 이날 현재 61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현지 기상전문채널 클리마템포는 "지난 11일 하루에만 한 달치를 넘는 270㎜의 폭우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리우주 등 피해 지역에 7억8000만헤알(4억6500만달러)을 긴급 지원하도록 지시했다.

호주도 사상 최악의 홍수 피해를 겪고 있다. 호주 제3의 도시인 퀸즐랜드주에선 지난해 말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지금까지 20여명이 사망하고 70명 이상이 실종됐다. 퀸즐랜드주는 전체 면적의 75%에 해당하는 약 146만㎢가 재난지역으로 선포됐다. 폭우가 계속되면서 석탄광산의 생산감소 등 호주 경제도 타격을 입고 있다. 줄리아 길러드 연방정부 총리는 "이번 폭우로 130억호주달러(14조3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국도 폭설 때문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국 남동부의 애틀랜타는 지난주 15㎝ 이상 내린 폭설로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조지아주에서도 북극 한파가 몰아치면서 4000여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됐다.

중국 중부와 동부 연안에는 60년 만에 겨울 가뭄이 닥쳤다. 산둥성 일대에는 지난해 9월부터 4개월간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아 이 일대 주민 24만명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산둥성의 린이 일대에는 지난 4개월간 예년 평균(109.7㎜)에 훨씬 못 미치는 6.6㎜의 비만 내렸다. 산둥은 이미 394만㏊의 농경지가 불모지로 변했다. 허베이 역시 106만㏊ 농경지가 용수난을 겪고 있다. 또 네이멍구 자치주의 후룬베이얼시는 지난 15일 최저 기온이 영하 46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우와 한파 등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것은 "북극의 찬공기가 남하하면서 동태평양 해역의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낮은 현상이 5개월 이상 이어지는 라니냐 현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