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에서 3500㎞ 떨어진 나우루공화국.인구 7000명밖에 안 되지만 이곳 사람들은 한때 세계 최고의 부자였다. 1970년대 1인당 국내총생산은 2만달러에 육박했다. 그러나 지금은 최빈국이 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이 섬이 인류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인산염 때문이었다. 철새들의 새똥이 나우루의 땅과 산호에 스며들어 막대한 인산염 매장층을 형성했다. 인산염은 비료를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성분이다.

이 발견으로 나우루의 운명은 달라졌다. 갑작스럽게 얻은 부로 나우루 사람들의 생활은 완전히 바뀌었다. 국가가 모든 것을 제공했다. 결국 나우루 사람들이 할 줄 아는 건 없었다. 먹고,즐기고,탐닉하고,끝없이 소비만 했다. 여기에 위정자들의 무능력과 부패가 더해졌고 인산염이 고갈되자 결국 절망이 찾아왔다.

《나우루공화국의 비극》은 왜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현장취재로 담아낸 프랑스 기자의 탐사보고서다.

새똥 덕분에 갑부가 됐다가 하루아침에 알거지로 전락한 역사의 명암이 처연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