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후와 10년 후,지구촌의 변화 코드는 무엇일까. 장단기 미래예측서 두 권이 눈길을 끈다.

미국의 유명 싱크탱크 스트랫포 설립자인 조지 프리드먼은 최신작 《100년 후》에서 21세기 중반에 떠오를 3강체제를 주목하라고 말한다. '지정학'이라는 관점과 인구변동,기술적 변화,권력의 향방 등을 종합한 결과 그는 일본 터키 폴란드의 새로운 3강체제가 급부상할 것이라고 단언한다.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은 원자재 부족과 군국주의 기질 등으로 지금 같은 평화주의적인 국가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며,세계 17위의 경제국인 터키도 지정학적 가치와 군사력 증강을 발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는 얘기다. 폴란드는 위협세력인 독일의 몰락과 함께 러시아의 동진을 막으려는 미국의 경제 · 기술적 지원으로 강대국이 된다는 것.

그는 이들 국가가 향후 수십 년에 걸쳐 더욱 강력해지고 보다 개성적인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러나 이들과 미국의 마찰로 세계 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곁들인다. 이른바 '제3차 세계대전'의 양상과 파괴력을 섬뜩할 정도의 '첨단 무기 시나리오'로 보여주는 대목이 흥미롭다.

한국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그는 '2030년이 되기 훨씬 이전에' 남북한이 통일될 것으로 보고 통일한국의 '체력'이 일본에 그리 뒤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일본에는 껄끄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일본의 팽창을 우려한 미국은 한국,중국과 동맹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른 미래예측서 《2020 퓨처캐스트》에서는 앞으로 10년간 세계를 재편할 3대 메가트렌드를 발견할 수 있다. 미국 상무부 차관 출신의 로버트 샤피로는 이 책에서 '인구문제,세계화,미국이 야기할 세계정세 변화'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

인구 문제는 국가적 위기를 넘어 의료보장과 연금,일자리와 소득 등 개인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세계화는 전 세계 자본과 생산,소비의 흐름,일자리 지형도를 송두리째 바꿀 것이며,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은 지구촌의 권력 지도를 변화시킬 것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요인이 기후 · 에너지 · 환경 문제,정보기술 발전,테러리즘 등과 맞물려 수많은 변화의 곁가지들을 뻗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오바마와 클린턴의 경제자문관을 지낸 그가 미국,중국,아일랜드와 함께 한국을 세계화의 성공사례로 분석하고 경제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다룬 게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한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하는 것은 2020년께로 예상되는 중국의 아시아 패권 장악 시점을 늦추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그는 또 "한국은 급격한 출산율 저하로 경제발전을 저하시키는 인구문제에 곧 직면할 것이며 교육을 많이 받은 국내 근로자뿐 아니라 외국 근로자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