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홈런쇼…납작코 된 멕시코
'소총 부대'로 평가되던 한국 야구가 통쾌한 홈런포를 앞세워 난적 멕시코를 난타했다.

한국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벌어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 철벽 계투 작전으로 멕시코 타선을 틀어막고 이범호와 김태균 고영민이 차례로 솔로홈런을 쏘아올려 8-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승자전에 진출해 18일 낮 12시 '숙적' 일본과 준결승 티켓을 다투게 됐다.

믿었던 선발 류현진이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김인식 감독이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귀중한 승리를 낚았다.

메이저리그 10승 투수인 올리버 페레스와 선발대결을 벌인 류현진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으나 2회 들어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2안타와 볼넷 1개로 2사 만루를 자초한 류현진은 멕시코 9번 오기 오예다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0-2로 뒤졌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이범호가 좌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다. 계속된 공격에서 이용규는 좌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2루 도루에 성공했고 박기혁의 내야땅볼을 멕시코 2루수 에드가 곤살레스가 1루에 악송구하는 사이 재빨리 홈을 밟아 2-2를 만들었다.

3회 초 류현진이 다시 흔들리며 2안타를 허용하자 김인식 감독은 과감하게 투수를 정현욱으로 교체했다.

정현욱은 벤치의 기대대로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직구를 앞세워 2와 3분의 2이닝동안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은 4회 말 4번 주포 김태균이 좌중간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려 3-2로 역전했고 5회에는 첫 타석에 나선 고영민이 똑같은 코스로 1점홈런을 꽂아넣어 4-2로 달아났다. 한국이 WBC에서 한 경기 홈런 3개를 친 것은 처음이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7회 말 눈부신 기동력을 앞세워 쐐기를 박았다. 선두타자 고영민이 기습번트로 살아나간 데 이어 김현수는 볼넷을 골라 무사 1,2루를 만든 뒤 더블스틸을 성공시켜 무사 2,3루의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나선 '해결사' 김태균은 좌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2로 점수 차를 벌렸다. 무사 만루를 이어간 한국은 2점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