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 1000만원 미만의 회화ㆍ사진ㆍ판화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여름 비수기에 경기침체 영향으로 미술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자 상업화랑들이 '미래가 기대되는 작가''향후 작품값이 뛸 작가'들의 중저가 작품 기획전을 열어 직장인 주부 등 신규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는 것.

현재 열리거나 준비 중인 중저가 그림전은 서울 삼성동 아트컴퍼니 인터알리아 '2008 IYAP'전을 비롯해 관훈갤러리의 '지각과 충동'전,가나아트갤러리의 '아티스트 맵핑전',신생 고미술품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의 '여름세일'경매,토포하우스의 '문형태-이방인을 위한 드라이브'전,한국미술센터의 '안광식 개인전' 등 20여개에 달한다.

유명분 카이스갤러리 대표는 "미술시장 불황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화랑들이 유망 작가의 '중저가 마케팅'으로 경영의 돌파구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트컴퍼니 인터알리아의 '2008 IYAP'전에는 이림 이재훈 신기현 서상익 김민주씨 등 20~30대 작가 18명의 작품 150여점이 나와 있다. 가격을 점당 100만~6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30% 내렸다. 작품 크기는 사무실이나 거실에 걸어 두기에 적합한 10호(25.8×16㎝)~100호(160×132㎝) 안팎으로 구성했다.

관훈갤러리 역시 창립 30주년 기념으로 중저가 기획전 '지각과 충동'전을 마련했다. 신관 1,2층 전시장에 박병일 기대용 이베르 윤지용 박은하 이지원 모지영 연기백씨 등 20~30대 작가 28명의 회화 작품 100여점을 점당 100만~700만원에 팔고 있다. 이 중 500만원 미만 작품이 전체 90%를 차지한다.

토포하우스는 '특가기획전'으로 30대 작가 문형태씨를 내세웠다. '이방인을 위한 드라이브'란 주제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근작 50여점을 크기에 따라 점당 60만원부터 1000만원에 팔고 있다. 전시 마지막날 23일에는 작곡가들이 모여 만든 그룹 뮤직마운트의 작은 음악회 및 한여름의 록콘서트가 열리며 영화 '물 좀 주소'도 상영된다.


사진작품 중저가기획전도 열리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가 서울 인사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제8회 포토페스티벌 행사 일환으로 열고 있는 '아티스트맵핑'전이다. 구성수 노정하 윤정미 임택 양정아 난다 신유섭 이다슬 등 젊은 사진 작가 9명의 작품 40여점을 점당 100만~7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미술품 경매회사도 중저가 미술품 판매에 합류했다. 신생 고미술품 전문 아이옥션은 28일 열리는 '여름 세일' 경매에 고미술 및 근현대미술품 227점을 경매한다. 출품작 대부분이 1000만원 미만으로 기존 경매가격보다 낮다.

이 밖에 카이스 갤러리의 여름 그룹전 '상상 속 눈속임전'에는 50~60호 크기의 박관택씨의 작품이 250만원에 출품된 것을 비롯 이호련(450만원) 이경미(650만원) 박상희(750만원)씨의 작품이 싸게 나와 있고,박영덕화랑의 장기영 개인전,한국미술센터의 안광식 개인전,장은선갤러리의 중견작가 이선우 초대전 등도 점당 500만~1000만원대 그림을 선보이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