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런 거리와 도로를 활보하는 트램,도심을 관통하는 두나(다뉴브)강이 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는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오른 매력적인 도시다.

부다페스트는 원래 부다와 페스트란 별개의 도시로 성장했다.

두나강 동쪽 부다지역은 13세기 이래 헝가리 왕이 거주하던 곳이고,페스트 지역은 중세 이래 상업과 예술의 도시로 성장했다.

부다와 페스트가 하나로 통합된 것은 1873년.'가장 위대한 헝가리인'으로 꼽히는 세체니 이스트반 백작의 노력으로 오늘날의 부다페스트가 되었다.


■중세 분위기 짙은 '다뉴브의 진주'

부다페스트 관광의 중심은 부다 지구.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왕국으로 이동한 듯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높은 언덕이 이어진 부다 지구에는 중세 헝가리 왕들이 거주했던 부다왕궁이 있다.

부다왕궁은 13세기부터 외세의 침략에 의한 파괴와 복원을 되풀이하면서 17세기가 되어서야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그러나 2차대전 중 치명적인 타격을 받았으며 1960년대가 되어서야 복원이 완료돼 오늘날의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부다왕궁은 13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아치형의 창문과 아라베스크 무늬가 새겨진 돌기둥이 화려하다.

현재는 헝가리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미술관,도서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역대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되었던 마챠시 교회가 웅장하다.

1470년 마챠시 왕의 명령으로 세워진 이 교회는 88m 높이의 첨탑과 원색의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이 볼 만하다.

교회 안에는 프레스코 벽화,역대 사제들이 입었던 의상,교회장식품,십자가 등이 전시되어 있다.

마챠시 교회의 화려한 지붕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돌아나오면 '어부의 요새'가 보인다.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의 고깔 모양 은회색 탑 7개가 있다.

이 탑은 헝가리를 세운 7명의 마자르족 영웅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요새는 높은 언덕에 자리해 두나강과 부다페스트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국회의사당은 밤이 되면 아름다운 불빛이 강물에 어려 더욱 화려해진다.

건국 1000년을 기념해 지은 신 고딕양식의 건물로 역대 통치자 88명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국회의사당에서 기념품점 거리를 지나면 커다란 광장을 품고 있는 이슈트반 대성당이 나온다.

가톨릭 전파에 크게 기여한 초대 국왕 이슈트반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성당이라고 한다.

영웅광장은 그 규모가 엄청나다.

광장 한 복판엔 36m 높이의 건국 1000년 기념비가 서 있고,광장 주변에는 이슈트반 1세부터 독립운동가 코수트 로요슈까지의 14인의 헝가리 영웅 동상이 각기 다른 포즈와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다.

■널찍한 시민공원과 이색 온천

영웅광장을 벗어난 발걸음은 자연스레 시민공원으로 향한다.

과천 어린이대공원 같은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휴식처다.

공원 중앙에 드라큘라가 나올 것 같은 음산한 분위기의 성이 자리하고 있다.

드라큘라 전설의 배경인 루마니아 바이다 후냐드 성을 본떠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온천도 즐길 수 있다.

헝가리에는 세계적으로 이름 난 온천이 450여곳 있다.

그 중 100여개가 부다페스트와 그 주변이 위치해 있다.

시민공원 안 궁전 모습의 세체니 온천과 겔레르트 언덕 아래에 위치한 겔레르트 온천이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유명한 온천으로 꼽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