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설움을 면하려거든,자유와 행복을 누리려거든 정력(精力) 인력(人力) 물력(物力)을 광복군에 바쳐서 강노말세(强弩末勢)의 원수 일본을 타도하고 조국의 독립을 완성하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이던 백범 김구 선생이 1941년 3월,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벨기에 출신 매우사(梅雨絲·미우스오그) 신부에게 준 태극기에 친필로 쓴 내용이다.

당시 광복운동을 돕던 매우사 신부는 뉴욕에서 1년가량 활동하다 중국으로 돌아가면서 이 태극기를 도산 안창호 선생의 부인 이혜련 여사에게 전했고 1985년 유족들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

문화재청은 16일 '김구 서명문 태극기'(사진)를 비롯해 역사적 가치가 큰 옛 태극기 15점을 문화재로 등록예고했다.

이날 등록예고된 옛 태극기들은 동덕여대박물관이 소장한 '동덕여자의숙 태극기'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데니 태극기',독립기념관의 '남상락 자수 태극기''건국대학 법률과 학도병 서명문 태극기' 등 구한말부터 한국전쟁기까지 제작·사용된 것으로 태극기마다 다양한 사연을 안고 있다.

문화재청은 "공신력 있는 기관이 소장한 40점의 태극기 중 4괘와 음양(陰陽)의 태극문양이 있고 제작 및 사용 내력이 분명하며 문화재적 가치가 큰 것들을 엄선했다"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 광복절 전에 문화재로 공식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