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경매시장에 '돈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박수근 화백의 1950년대 유화작품 '빨래터'(37×72cm)가 지난 5월 45억2000만원에 팔리면서 한국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운 데 이어 김환기 이우환 천경자 화백의 작품도 점당 수억원에서부터 수십억원에 잇따라 낙찰되고 있다.

이숙자 오치균 고영훈 사석원 이수동 도성욱 윤병락 최소영 안성하 등 1년여 동안 작품값이 2배 이상 뛴 중견.신진작가도 30여명에 이른다. 미술품도 잘만 사면 돈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특히 최근에는 직장인 주부 등 일반인들이 시장에 가세하면서 작품값을 밀어올리고 있다.


올 들어 국내 양대 경매회사의 작품 낙찰총액은 745억원(서울옥션 432억원.K옥션 313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지난 4일 첫 경매를 실시한 신생 D옥션의 매출액 120억원을 비롯해 대구 M옥션 50억원,전주 A옥션 20억원을 합하면 1000억원 가까이로 늘어난다.

지난해 경매 총낙찰액 600억원(국내작가 해외경매 포함)을 이미 넘어섰으며,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액 210억원보다는 5배 정도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 경매시장에는 약 1500억원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경매시장이 달아오르자 금융권을 비롯해 건설,벤처,서비스산업의 '뭉칫돈'이 유입되고 있다.

벤처기업 KTB계열사 아이원창업투자는 지난해 서울옥션 지분을 25% 확보했으며,하나은행 역시 K옥션 지분 15%를 소유하고 있다.

또 가구수입업체 엠포리아는 신생 D옥션 자본금을 전액 출자했고,로또복권 판매회사 코리아로터리서비스도 자본금 100억원 규모의 경매회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옥션.K옥션 등 미술품 경매회사들은 '개미'투자자와 '큰손'고객유치를 위해 이달 대형 경매행사를 잇달아 준비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