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론스타와 HSBC가 의기투합해 정부를 압박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뾰족한 묘책없이 무기력한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성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당국은 법원 판결전에는 외환은행 매각 승인이 어렵다고 단호하게 맞섰지만 속내는 그리 편하지 않습니다. 인수자인 HSBC가 검증받은 세계적인 은행인데다 정부가 들고 있는 패를 뻔히 들여다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양측의 전격적인 합의로 금융감독위원회가 매우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면서도 "법원 판결 전에 금융당국이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법원 판결이 매각을 지연시킬수는 있지만 매각 자체를 가로막을 변수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무죄 판결로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인정된다면 HSBC의 외환은행 인수를 막을 어떠한 명분도 없습니다. 반대로 유죄 판결이 나서 론스타의 대주주 자격이 취소되더라도 결과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론스타는 한국 법에 따라 보유 지분을 HSBC에 매각하면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한가닥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것은 사법부의 판단이 HSBC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내년 4월이후로 미뤄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재판을 지연시켜 국제적인 사적 계약을 무산시켰다는 비난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것은 론스타와 HSBC가 치밀하게 계산한 부분입니다. 결국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을 모조리 외국자본에 넘겼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여론에 밀리고 법원에 기대 의사결정을 미루면서 국내 은행이 인수할수 있는 기회만 빼앗았다는 지적도 더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초에 론스타에 외환은행을 넘긴 정부 원죄론에, 이후 보여준 전략 부재와 책임 회피까지 금융당국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았습니다. WOW-TV NEWS 이성경입니다. 이성경기자 sk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