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의 주장 라이언 긱스가 지난 2005년 10월 19일(한국시간)에 열린 릴(프랑스)과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차고 뛴 연유를 밝혔다.

20일 스포탈코리아스포츠에 따르면 긱스는 오는 25일 발간될 국내 축구 전문지 <포포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주장 완장을 다른 고참 선수에게 주라고 건네 준건데 자기가 차더라. 경기 끝나고 나서 농담으로 몇 마디 했다. 나중에 한국에서 그게 큰 이슈가 되었다고 본인이 얘기해줬다. 재미있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급박한 상황에서 의사 소통에 약간의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이기는 했지만 박지성이나 한국 팬들에게는 대단히 뜻깊은 추억으로 남겨준 사건(?)이었던 것.

긱스가 건네 준 완장을 팔에 차고 그라운드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는 박지성을 본 한국의 모든 미디어들이 박지성의 '맨유 주장' 등극을 대서특필했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긱스는 "박지성은 팀에 헌신적인 선수다. 팀 플레이에 매우 익숙한 선수인데다 동료들을 도와주는 스타일의 선수라 모두들 아낄 수 밖에 없다"면서 박지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다.

맨유가 서울에 도착, 박지성이 팀에 합류했을 때도 모두들 "그동안 어디 갔었냐"면서 반가웠다고 전했다.

긱스는 자신에 대해 "사람들이 내가 진지하고 재미없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실제로 나는 꽤 유쾌한 남자"라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의 덥수룩한 턱수염과 무성한 가슴털이 한국 여자들에게 인기 만점"이라는 얘기를 들은 긱스는 "오늘은 면도하고 왔는데 이틀만 지나면 다시 돌아온다, 기다려라", "가슴털은 좀 더 다듬고 나서 보여주겠다"는 등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라이언 긱스가 주장으로 있는 맨유와 FC서울과의 맨유전이 벌어지는 시간은 20일 오후 8시,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KBS 2TV는 맨유전 중계를 오후 7시 10분부터 방송한다.

또한 명장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는 악동 웨인 루니를 비롯해 호날두 그리고 맨유의 전설 긱스 등 호화 멤버가 총 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