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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영화] 5ㆍ18 아픈 역사 보듬은 정치 아닌 사람들 얘기 '화려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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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묵주) 좀 맡아 주세요.

    제겐 아주 소중한 것이거든요.

    한 50년 후에 찾아갈게요."(강민우)

    "(울먹이며) 강민우씨,내일 아침 저 데리러 와 주실거죠."(박신애)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는 길이지만 택시 기사 민우(김상경)는 간호사 신애(이요원)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자 아이처럼 좋아한다.

    내일 아침 꼭 데리러 가겠다는 말과 함께 웃으며 달려가는 그의 뒷모습에 관객들이 더 이상 울음을 참지 못 한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빚어진 '한국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을 카메라에 어떻게 담아낼 수 있을까.

    5·18 광주민주화 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첫 영화이자 총제작비 100억원을 들인 대작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는 비극의 한 가운데 서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움직임 등 정치적인 요소는 배제됐다.

    대신 평화롭던 일상에 갑자기 닥친 '재난'에 아파하고 슬퍼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가족애와 사랑이 그려진다.

    동생 진우(이준기)를 돌보며 열심히 살아가는 순진남 민우를 비롯해 그와 사랑을 키워가는 따뜻한 마음의 신애 등은 모두 실존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광주 시민군의 최후 항쟁이 있었던 1980년 5월27일 "계엄군이 쳐들어옵니다.

    시민 여러분,우리를 도와주십시오"라는 애절한 시내 가두 방송을 했던 인물이 바로 신애다.

    계엄군의 만행들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물론 이 장면들 자체는 5·18에 대한 보도 화면이나 드라마 등에서 이미 소개됐기 때문에 그리 새롭지 않다.

    그러나 보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사람들이 다름아닌 내 가족과 연인,친구,선·후배라는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어떤 영화를 보며 데이트할지 고민하는 민우나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저지른 살인이지만 심한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신애 모두 낯설지 않은 '우리들'의 모습이다.

    이 같은 감정 이입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김상경은 옆집 형같이 친근한 민우가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죽음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민우의 택시회사 동료 인봉(박철민)과 제비족 용대(박원상)의 코믹한 감초 연기 역시 나무랄데 없다.

    안성기·송재호·나문희·손병호 등 중견 배우들의 연기도 안정적이다.

    다만 교복을 입은 고3 모범생 진우가 뒷머리까지 기른 장발이라는 점은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것 같아 아쉽다.

    26일 개봉.12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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