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서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정지영 옮김,한국경제신문)가 판매부수 100만부를 돌파하면서 불황에 시달리는 출판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국내 출판계에서 2000년대 이후 밀리언셀러에 오른 책은 몇 종이나 될까? 또 어떤 책이 가장 많이 팔렸을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소장 한기호)가 2000년 이후의 베스트셀러 목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이 기간의 밀리언셀러는 모두 40종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팔린 책은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신화'(가나출판사) 시리즈로 누적판매 1200만부를 넘어섰다. '해리포터'(문학수첩) 시리즈도 1100만부를 돌파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다. 3~5위는 '마법천자문'(아울북.580만부) 시리즈,'코믹 메이플 스토리'(서울문화사.500만부) 시리즈,'서바이벌 만화과학상식'(아이세움.450만부) 시리즈 등 스토리 만화들이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자기계발서다. 이들 책은 외환위기 이후 직장인들의 자기계발 열풍을 타고 경제경영서 부문의 최대 히트 장르로 떠올랐다. 이른바 '신(新)베스트셀러의 산실'로 각광받으면서 해마다 1종 이상의 밀리언셀러를 탄생시키고 있다.

이 분야의 히트작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300만부),'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진명출판사.200만부),'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위즈덤하우스.130만부),'화'(명진출판.100만부),'설득의 심리학'(21세기북스.100만부),'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형 인간'(한스미디어.100만부),'선물'(랜덤하우스코리아.100만부),'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신문.100만부) 등 8종이나 된다.

한기호 소장은 "자기계발서의 인기는 개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성공에 집중하는 세태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현실적 욕망에 너무 치우친 건 아쉽다"며 "소설 등 문학시장과 균형을 이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소설분야의 '대박'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베텔스만코리아.330만부),최인호의 '상도'(여백.300만부),조정래의 '한강'(해냄.200만부),조창인의 '가시고기'(밝은세상.170만부),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열린책들.140만부),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황금가지.130만부),김하인의 '국화꽃 향기'(생각의나무.120만부),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열린책들.110만부),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문학동네.110만부) 등 9종 가운데 최근작은 없고 대부분 2000년대 초반에 출간된 것들이다.

이 밖에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소개됐던 책이 '괭이부리말 아이들'(창비.200만부)을 비롯해 7종이 밀리언셀러가 됐고 '연탄길'(삼진기획.300만부),'모모'(민음사.100만부) 등도 방송에 소개돼 밀리언셀러가 됐다. 방송프로그램을 책으로 펴낸 'TV동화 행복한 세상'(샘터사.200만부),이소라의 음악도시 상담코너를 책으로 옮긴 '그 남자 그 여자'(랜덤하우스코리아.150만부)도 비슷한 경우.

영어학습서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사회평론.200만부),영화 원작인 '반지의 제왕'(황금가지.180만부),카툰집 '파페포포 메모리즈'(홍익출판사.150만부),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웅진닷컴.130만부),역사학습서 '사진과 그림으로 보는 한국사편지'(웅진주니어.110만부) 등도 밀리언 클럽에 들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