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에 출전한 32개팀 사령탑들이 조별리그 성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강 탈락이 확정된 팀 감독들은 비난을 받으며 짐을 싸야 하는 처량한 신세인 반면 좋은 성적을 낸 팀 감독들은 몸값이 높아지면서 미래를 보장받게 됐기 때문이다.

성적부진 탓에 지휘봉을 놓게 된 사령탑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의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61).그는 지난 18일(한국시간)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아르헨티나에 0-6으로 대패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곧바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먼저 2점을 뽑고도 2-3으로 역전패,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한 채 '무능 감독'으로 낙인 찍혀 쓸쓸히 떠나게 됐다.

이란과 트리니다드토바고 감독도 마찬가지.22일 D조 3차전 상대인 앙골라에 1-1로 비겨 조 최하위(1무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란의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52)은 "이제 떠날 때가 됐다"며 사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또 같은날 C조 세르비아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도 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떨어진 코트디부아르의 앙리 미셸 감독(59) 도 대표팀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카타르의 클럽팀 지휘봉을 잡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밖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A조 코스타리카의 알레샨드리 기마랑이스 감독(47)과 B조 파라과이의 아니발 루이스 감독(65),G조 토고의 오토 피스터 감독(68)도 재계약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와 별도로 잉글랜드를 B조 1위로 16강에 진출시킨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58)은 팀이 조국인 스웨덴에 2-2로 비겨 38년 묵은 '바이킹 징크스'를 깨지 못하자 이번 대회를 끝으로 후임 스티브 맥클라렌에게 지휘봉을 넘겨줄 것으로 보인다.

그 반면 좋은 성적으로 몸값을 높이고 롱런을 보장받은 사령탑도 많다.

H조 3위(1무1패) 튀니지의 로제 르메르 감독(65)은 나름대로 선수들을 잘 지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미 2년 계약 연장을 약속받았다.

A조 2위(2승1패)로 에콰도르를 사상 첫 16강으로 이끈 루이스 수아레스 감독(47)도 4년 더 대표팀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은 상태다.

한·일월드컵 때 브라질의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이끈 뒤 포르투갈 대표팀을 맡아 16강행을 성사시킨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감독(58)과 스페인의 H조 조별리그 2승까지 24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지휘한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68) 역시 '잘나가는 스타감독'으로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