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가로 소문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나온 뒤 단골이 된 식당이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역에 위치한 양·대창구이 전문점 ‘양미옥’이 그곳이다.
김 전대통령은 자주 찾으면 일주일에 2번, 평균 한 달에 3번꼴로 이 집을 찾는다고 한다.
김 전대통령과 함께 식사를 했던 정계 인사들도 이 집 양 맛에 반해 가족들을 데리고 다시 찾는다고 한다.
'대통령의 단골집' 양미옥이 최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건너편 양구이 전문점 골목에 2호 직영점을 냈다.
을지로 본점 오픈 15년 만이다.
정·재계 인사 등 탄탄한 단골손님을 확보하고 있는 양미옥의 강남 입성은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주변 양구이 전문점들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양미옥에서는 양과 대창을 섞어 주문한다.
양 2인분,대창 1인분 식이다. 양과 대창은 빨갛게 양념이 돼 나온다.
보통 고기나 생선에 양념을 하는 것은 재료의 질이 좋지 않을 때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곳은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단골들의 찬사를 받는다.
양미옥 주방장은 30년간 이 분야에서만 일을 해 온 베테랑이라 좋은 양을 선별하는 눈이 밝다고 한다.
보기에도 두툼한 양은 보통의 양 전문점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양은 초벌구이를 한 뒤 꺼내 양념을 한 번 더 입힌다.
오래 익히면 딱딱해지므로 '미디엄' 정도로 구워지면 먹기 시작한다.
타이어 씹는 것처럼 질길것 같지만 꽃등심처럼 연하다. 부드럽게 씹히면서 입에서 녹아버린다.
연로한 김 전 대통령이 양만 2인분을 먹는다고 하니 그 부드러움을 가늠할 수 있겠다.
대창도 쫄깃쫄깃한 육질에다 고소한 뒷맛이 곁들여져 일품이다.
간장과 고춧가루를 배합해 만든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상추무침과 무나물,동치미,백김치 등 입안을 개운케하는 반찬들도 젓가락을 기다린다.
식사로 된장찌개를 놓치면 안 된다.
큰 멸치를 통째로 넣고 끓이는데 감칠맛이 뛰어나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넣는 된장찌개에 비해 그 맛이 깔끔하다.
맨 나중에 나오는 누룽지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한다.
강남으로 입성하면서 가격이 좀 올랐다.
특양은 2만7000원,대창은 2만4000원이다. 양, 대창을 먹고 난 뒤라면 된장찌개를 3000원에 먹을 수 있다.
1,2층 홀에 룸도 있어 각종 모임을 갖기에도 적합하다.
삼성점 (02)565-8836, 을지로 본점 (02)2275-8838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