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드림팀'이 한국야구 101년사에서 가장 값진 쾌거를 이룩했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 최종전에서 8회 이종범이 통렬한 결승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숙적' 일본을 2-1로 물리쳤다.



이로써 한국은 메이저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미국과 멕시코에 이어 일본마저 제압,3전 전승으로 조1위를 차지해 4강에 선착했다.


지난 5일 도쿄 아시아 예선전에 이어 한·일 대결에서 2연패를 당한 일본은 17일 미국-멕시코전을 초조하게 지켜보며 미국이 많은 점수를 내주면서 패하기만을 기다리는 궁색한 처지가 됐다.


지면 '끝장'인 일본은 선수단 전체가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나섰지만 한국이 다시 한 번 '철벽 마운드'를 앞세워 단 한 번의 득점기회에서 깔끔한 결승점을 뽑아 완승을 거둔 경기였다.


초반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일본 잠수함' 와타나베 순스케가 선발 대결로 피말리는 투수전이 전개됐다.


박찬호는 최고 시속 152㎞의 강속구를 앞세워 5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4안타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고 와타나베는 120㎞대의 느린 직구지만 타이밍을 빼앗는 절묘한 완급조절을 보이며 6이닝 1안타,2볼넷,무실점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종반에 한국야구의 저력이 발휘됐다.


7회까지 1안타에 그치던 한국은 8회 1사 뒤 김민재가 볼넷을 고른 뒤 이병규가 중전 적시타를 날렸다.


이병규는 이전 타석까지 21타수 3안타,타율 0.142로 극심한 부진을 보였지만 가장 중요한 승부처에서 제 몫을 해냈다.


이 순간에 기막힌 행운도 뒤따랐다.


이병규의 중전 안타 때 1루 주자 김민재는 2루를 돌아 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3루로 질주했고 송구가 정확하게 날아왔지만 일본 3루수 이마에가 태그하는 과정에서 공을 빠트려 세이프,한국은 1사 2,3루의 천금같은 찬스를 잡았다.


일본 덕아웃은 땅을 쳤지만 한국으로서는 승리의 여신이 보내는 윙크였다.


오사다하루 일본 감독은 1점도 주지 않기 위해 내야수들을 모두 전진수비하도록 명령,철벽수비를 펼쳤지만 팀 타선의 '맏형' 이종범의 통렬한 2루타가 좌중간을 가르며 2-0을 만들었다.


8회 말 수비에선 김병현에 이어 구대성이 깔끔하게 처리했으나 9회 말 선두타자 니시오카에게 솔로홈런을 맞아 2-1로 쫓겼다.


일본은 1사 뒤에 긴조가 우전안타로 출루했지만 선동열 투수코치의 '수제자'인 특급 마무리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일본의 마지막 두 타자를 후련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웠고 관중석에는 '대~한민국' 함성이 터져나왔다.


한편 B조에서는 쿠바가 푸에르토리코를 4-3으로 힘겹게 누르고 4강에 진출, 도미니카와 19일 오전 5시에 4강전을 벌이게 됐다.


A조는 17일 오전 9시30분부터 열리는 미국-멕시코전의 결과에 따라 미국이나 일본이 4강에 올라오며 19일 낮 12시에 한국과 준결승전을 갖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