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직전의 회사를 감동적으로 회생시킨 실화.

''겅호(Gung Ho)!''(켄 블랜차드·셀든 보울즈 지음,조천제·최치영 옮김,21세기북스)는 포천 선정 5백대 기업이 앞다퉈 벤치마킹하고 있는 기적의 경영학 교과서입니다.

지난해 미국 최고의 산업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더욱 화제를 모았지요.

''겅호''는 중국어 ''궁허(工和)''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파이팅''과 같은 일종의 구호이지요.

2차대전때 미국 해병 특공대의 활약을 다룬 영화 때문에 유명해진 용어인데 지난해 부시 대통령 당선때 선거 참모들도 ''겅호''를 외쳤지요.

책장을 넘겨볼까요.

다 쓰러져가는 월튼 제2공장 책임자로 발령받은 페기 싱클레어.출근 첫 날부터 그녀는 절망에 빠집니다.

게다가 사장은 크리스마스때까지 공장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지 못하면 문을 닫겠다고 선언했지요.

4개월이라….

무사안일에 빠진 공장을 어떻게 살릴까 고민하던 그녀는 유독 출하부서 한 군데만은 잘 돌아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부서 관리자인 앤디는 인디언 핏줄로 MBA까지 마친 인물이었죠.

그녀는 앤디로부터 겅호의 세 가지 비결을 배웁니다.

그것은 ''다람쥐의 정신''과 ''비버의 방식''''기러기의 선물''이었습니다.

며칠 후 페기는 앤디를 따라 숲으로 갔습니다.

다람쥐들은 정말 쉬지 않고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었지요.

그녀는 다람쥐들의 일에서 단순히 씨앗을 나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생존이지요.

다람쥐들에게는 그 일의 가치만큼 중요한 동기가 부여되어 있었던 겁니다.

그녀는 팀원들에게 업무의 가치와 다람쥐의 정신을 일깨워줬습니다.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지요.

2주 후 큰 비가 내린 뒤 둘은 숲 속의 연못으로 갔습니다.

비버들은 부서진 댐을 보수하는 데 여념이 없었지요.

아무런 지시가 없어도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비버들을 보며 페기는 팀원들을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시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변하고 신뢰가 싹텄지요.

두달 후 늪지대에서 기러기의 선물을 배웠을 때 페기는 정말이지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기러기 무리는 하루 수백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동안 서로를 끊임없이 격려합니다.

이들의 울음소리는 적의 공격에 대비하는 비상신호와 다르지요.

해마다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는 철새떼의 서로 돕는 시스템.

그것이 세번째 비결이었고 기러기의 선물이 정착되면서 공장은 즐거움으로 넘쳤습니다.

일에 대한 열정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E=mc²) 공식으로 설명한 대목이 재미있군요.

열정(Enthusiasm)은 임무(Mission)와 돈(Cash) 그리고 격려(Congratulation)에 비례해 증가한다는 겁니다.

보상의 방법을 금전과 격려의 2C로 요약한 것도 흥미롭군요.

월튼 제2공장은 결국 흑자로 돌아섰고 마침내 백악관에서 ''최우수 작업장''상까지 받았습니다.

이 책에서 건진 또 하나의 명언이 감동을 더합니다.

''나무로 배를 만들 수는 있지만 배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급류가 필요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