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지어 늘어선 세계 최고급 브랜드의 패션매장,늘 새롭게 변신하는 식당과 카페,그리고 고급 화랑.

청담동은 어느 것이든 소위 "대중적"이라고 하는 것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곳이다.

음식문화 역시 예외가 아니다.

식당의 컨셉,메뉴구성,맛,인테리어,식당운영의 안목 등 항상 독창적이고 새로운 느낌의 식당들이 많다.

물론 주로 비싼 식당들이 대부분이지만 군데군데 적당한 가격의 맛있는 집도 발견할 수 있다.

강남에 숯불등심구이 선풍을 몰고 온 고깃집 "무등산"이 그런 곳이다.

청담동 일대에 생긴 고깃집들은 대부분 무등산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지금도 여전히 입에서 사르르 녹는 특등육의 고기와 장안 최고의 설렁탕으로 발길이 끓이질 않는다.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벽에 붙은 유명 연예인과 운동선수의 사인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요즘은 유행이 됐지만 이 점에선 강남의 고깃집 가운데 이 집이 원조라 할 수 있다.

골프선수 강욱순을 비롯해 박재홍 정수근 강병규 등 프로 스타들과 H.O.T 핑클 god 등 인기가수들이 이 집 단골이다.

"무등산"에서 나오는 식재료를 보면 그 신선함으로 맛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빛깔이 붉으스레하고 마블링(살코기에 분산된 지방성분)이 빼어난 꽃등심은 이 집의 가장 큰 자랑거리.

잘 달궈진 불판 위에 소리내며 익는 고기냄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파무침과 함께 상추쌈에 싸서 입안에 넣기가 무섭게 부드럽게 부서진다.

육질이 유난히 부드러운데다 누린내가 거의 없어 입에 착 달라붙는 맛이 그만이다.

"무등산"은 전라도 광주 장성 담양 등지의 한우만을 쓰고 있다.

이 지역은 기후와 주변환경이 좋아 한우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강명진 주방실장은 "전라도산 고기는 빛깔이 반짝여 유난히 기름져 보이고 씹을수록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게 특징"이라고 말한다.

이 집에선 또 계절에 따라 다양하면서도 신선한 반찬을 즐길 수 있다.

맛깔스러운 전라도식 김치와 갓김치 물김치 깻잎 굴젓 오징어젓 박나물 등 갖가지 반찬이 먹는 즐거움을 더한다.

고기를 먹은 후 내오는 된장찌개도 구수하다.

"무등산"에서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설렁탕.

서울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설렁탕 가운데 하나다.

따로 주방을 마련해 끓이는 설렁탕은 잡맛과 누린내가 전혀 없어 국물맛이 깨끗하면서도 진하다.

최금종 사장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전량 폐기한다"고 말한다.

설렁탕에 곁들여 나오는 깍두기와 배추김치 부추김치 열무김치도 일품이다.

이밖에 "오장동"출신의 주방장이 만드는 냉면도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꽃등심 안창살 생갈비살 등이 1백50g에 2만원.

설렁탕과 냉면은 5천원.

연중 무휴로 24시간 영업한다.

(02)518-4001,515-3088

---------------------------------------------------------------

< 단골손님 한마디 >

프로골퍼 강욱순

7년전부터 매주 한번꼴로 이집을 드나들고 있다.

특히 근처 효성골프연습장에서 샷 연습을 한 뒤 이곳을 찾으면 모든 음식이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피곤해진 몸도 저절로 생기를 찾게 된다.

좋은 부위여서인지 고기는 무척 고소하고 부드럽다.

주인과 종업원 주방장의 친절과 환대는 맛을 더욱 배가시킨다.

11살짜리 아들 병현이도 이 집 고기를 최고로 친다.

계절별로 달리 나오는 나물 등 밑반찬도 이집에 오게하는 이유중 하나다.

전라도식 음식의 푸짐한 양과 깊은 맛에 군침이 절로 돈다.

글=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