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려운 싸움에 뛰어든 한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법정드라마.

8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실화와 실제인물을 소재로 했다.

잰(존 트라볼타)은 "소송은 곧 돈"이란 생각을 갖고 있는 개인상해소송
전담변호사.

그는 워번이란 작은 마을에서 발생한 환경사건의 소송을 의뢰받는다.

이마을 12명의 아이들이 피혁공장에서 불법배출한 폐기물에 오염된 식수를
마시고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

환경사건은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려워 승산이 희박하지만 사건에 대기업이
얽혀 있다는 사실을 안 잰은 거액의 합의금을 꿈꾸며 의기양양해 한다.

그러나 잰은 대기업 변호사 패처(로버트 듀발)의 노련미에 휘말리고 책임
규명을 위해 쓴 돈으로 파산상태에 이른다.

영화는 법정드라마의 요소를 골고루 갖추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또 진실에는 관심없이 오직 책임만을 회피하기 위해
맞선 두 유능한 변호사의 두뇌싸움이 치밀하게 전개된다.

그러나 소송의 승패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마치 또하나의 게임을 치르는 듯한 법정과 변호인의 세계를 폭넓게 조망한다

아이들을 잃은 가족들의 깊은 슬픔도 들여다 보며 무분별한 폐기물 배출과
환경오염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도 부각시킨다.

존 트라볼타의 영화다.

합의금만을 노리는 변호사에서 진실을 쫓는 변호사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그의 연기가 돋보인다.

법과 법정의 생리를 꿰뚫고 있는 대기업 변호사로 나온 로버트 듀발의
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던 스티븐 자일리언이 메가폰을
잡았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10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