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끝난 부경오픈은 숨겨진 의미가 무척이나 큰 대회였다.

한 재일교포의 "골프사랑"으로 대회가 성사되었고 그것은 빈사상태에 있던
한국 남자프로골프계에 단비가 돼주었기 때문이다.

부경오픈은 부산.경남오픈의 약자.

부산출신 프로골퍼들은 "골퍼들을 많이 배출한 부산지역에 대회 하나
없어서야 되겠느냐"며 의기를 모았다.

부산에서는 83년까지 부산오픈이 열렸으나 그 뒤로 16년동안 이렇다할
대회가 없었던 것.

이들은 가야CC에 대회개최 의사를 타진했다.

재일교포로 골프에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던 김해경사장(72)은 선뜻
응했다.

본인이 5천만원을 내고 가야CC가 별도로 5천만원을 내 상금(1억원)을
마련했다.

김사장은 또 대회 1주일동안 골프장을 거저 빌려주었다.

선수들은 3일동안 무료로 연습라운드를 할수 있었고 협회는 4일동안
골프장을 무료로 사용했다.

김사장의 뜻에 부산지역 기업가 7명이 동참했다.

그들은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아 대회 부대경비로 쓰게 했다.

부경오픈은 그렇게 해서 첫 회를 무사하게 치른 것.

지역경제가 어려운 판에 한국골프발전을 위해서 대회를 창설하고 그것도
요즘 보기드물게 일요일에 대회가 끝나도록 배려해 준것은 "감동적 사건"
이었다.

신한은행 주주이며 신한오픈 창립멤버이기도 한 김사장은 한걸음 나아가
"중단된 신한오픈을 2000년 재개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부경오픈이 진행될때 미국에서는 김성윤이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던 한국남자골프의 세계정상권 진입은 어려운 환경속에서도
골프를 사랑하는 이들의 뜻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김경수 기자 ksm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