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건강검진을 받는 여성이 늘면서 자궁내막증 환자가 많이
발견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에만 있어야 할 조직이 월경혈과 함께 역류해
난소나 난관에 붙어 성장하거나 질 등에서 자라는 병.

때로는 혈액이나 림프선을 타고 방광 폐 대장 등에 옮아 성장하기도 한다.

자궁내막 조직은 엉뚱한 곳에 붙어 있더라도 에스트로겐 등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월경 직전에 두꺼워지고 월경 때 파괴돼 출혈을 일으킨다.

이에 따라 조직이 폐에 기생하는 경우 월경 때 각혈을 하기도 한다.

또 다른 조직에 있으면 월경 때마다 그 곳에 피가 괴어 통증의 원인이 된다.

특히 자궁내막 조직이 난소나 난관에 붙어 있으면 배란을 막아 불임을
일으킨다.

자궁내막 조직이 급격히 성장하면 종양이 되고 나중에는 자궁내막암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용민 과장에 따르면 임신이 가능한 여성 10명중
1명꼴로 자궁내막증이 발견되고 있다.

또 불임 여성인 경우 4명중 1명 이상이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김 과장은 "최근 결혼을 앞두고 건강검진을 받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자궁내막증 환자가 자주 발견되고 있다"며 "생리통이 유난히 심하거나
불임인 여성은 반드시 자궁내막증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증상 =자궁내막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월경통.

몇년동안 월경 때 통증이 없던 여성이 갑자기 통증을 느끼는 경우
자궁내막증일 공산이 크다.

건강한 부부가 임신을 하지 못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이외에 부부관계를 가질 때 통증이 느껴지면 질에 자궁내막 조직이 붙어
있을 확률이 높다.

배변통과 요통으로 고통을 받는 경우도 있다.


<> 진단 =질 등에 자궁내막 조직이 자라는 것으로 의심되면 먼저 의사의
골반검사를 받아야 한다.

골반검사는 질 난관 난소 등에 자궁내막 조직으로 인한 종양 등이 있는지를
검사하는 것으로 종양이 있을 경우 쉽게 판별할 수 있다.

종양이 확인되면 복부를 조금 절개한 후 복강경을 넣어 자궁내막증 여부를
확진하게 된다.

골반 이외의 곳에 대해서는 초음파를 통한 검사가 실시된다.

이 경우 피검사도 함께 병행된다.

진단비용은 5만원선.

<> 치료 =자궁내막증으로 판명되면 약물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약물치료는 단순히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진통제 요법과 자궁내막 조직을
성장시키는 에스트로겐을 억제해 상태를 호전시키는 호르몬제제 요법 등
두가지.

호르몬 치료는 자궁내막 조직을 근본적으로 제거하지는 못하고 자궁내막증의
진행을 막기 위한 것.

치료기간은 보통 3~6개월 정도이다.

주로 사용되는 호르몬제제는 합성 스테로이드제제인 다나졸,
프로게스테론 제제, 성선자극호르몬, 분비호르몬 등이다.

난소 근처에 자궁내막 조직이 자라고 있어 불임이 된 경우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또 엉뚱한 곳에 자궁내막 조직이 자라나 월경 때마다 아플 경우에도 조직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해야 한다.

만약 약물치료 등에 실패하고 차후 임신계획이 없는 경우는 통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궁을 들어내는 수술을 고려해 볼 만하다.

질 난소 난관 등에 광범위하게 자궁내막 조직이 퍼져 있는 중증의 경우도
자궁절제술을 택해야 한다.

김 과장은 "현재 의학적으로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며 "약물치료보다는 수술을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자궁내막증의 발병 원인이 뚜렷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의사마다
치료방법이 다르다"며 "경험이 많거나 본인의 병력을 잘 아는 의사를 찾는
것이 완치의 지름길"이라고 설명했다.

< 김도경 기자 infof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