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난리탓에 취수장이 오염되고 가축과 사람의 분뇨가 대량으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특히 물난리를 심하게 겪었던 경기도 파주 연천 동두천 등이 문제다.
방역당국은 올들어 수인성 전염병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가운데 수해까지
겹쳐 무더기 발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올들어 6월말까지 식중독사고는 지난해 동기에 비해 60%, 세균성 이질환자는
2백80%나 늘었다.
말라리아 환자수도 증가일로다.
홍수로 인해 예상되는 질병의 예방 및 치료, 가정위생수칙을 최강원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 윤종률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변재준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수인성 소화기 전염병
1) 세균성 이질 =분뇨에 오염된 물과 습기에 변질된 음식을 먹었을때 발병
하기 쉽다.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전염후 대개 3~4일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고열 복통 구토 식욕부진 배변시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점액성의 콧물같은 변이나 피가 섞인 변을 보게 될 수도 있다.
설사량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자주 화장실을 가고 싶어진다.
병에 대한 저항력이 취약한 4세이하의 어린이나 60세이상의 노인이 걸리기
쉽다.
심할 경우 설사로 인한 탈수증상으로 신부전증이 나타날 수 있다.
수분과 전해질(이온음료)을 충분히 공급받으면서 항생제를 복용하는게 치료
방법이다.
환자가 발생하면 격리하고 각자 손발을 자주 씻고 무증상 보균자를 파악,
조리를 못하게 해야 한다.
2) 장티푸스 =이질과 달리 설사는 별로 없지만 고열이 심하게 난다.
대개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계단식으로 열이 점차 올라간다.
40도 정도의 고열이 3~4주간 계속된다.
환자나 보균자의 대소변에서 나온 장티푸스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된다.
몸에 반점이 나타날 수 있다.
예방백신의 효과가 별로 없다.
예방 및 치료법은 이질과 비슷하다.
3) 콜레라 =많은 설사를 하는게 특징.
쌀뜨물같은 설사가 마치 수도꼭지 틀어놓은 것처럼 나온다.
콜레라균이 체내로 들어오면 소장의 장점막에 붙은채 자체 증식, 독소를
만들어내고 이 독소에 의해 설사가 유발된다.
환자를 엄격하게 격리하고 손을 자주 씻는게 중요하다.
환자와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은 5일정도 지켜봐야 한다.
4) O-157 =대장균의 하나인 이 균은 소 양 염소 돼지 개 닭 등의 대변에서
관찰된다.
주된 전염원은 소다.
특히 상한 쇠고기 가공식품이나 조리가 덜된 쇠고기 요리에서 많이 발생
한다.
이밖에 생우유 물 사과주스 치즈 요구르트 마요네즈 상치 등이 원인식품
이다.
감염될 경우 우측 아랫배에 복통과 미열이 발생한후 수시간내에 물같은
설사가 나온다.
또 1~2일이 지나면 혈변이 섞인 설사도 뒤따른다.
육류는 75도이상에서 3분이상 가열해 먹어야 감염을 피할 수 있다.
<> 모기 및 들쥐 매개 전염병
1) 말라리아.일본뇌염 =각각 중국얼룩날개모기와 일본뇌염모기에 의해
전염된다.
모기박멸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여름에는 주위의 웅덩이 화장실 정원 등에 살충제를 자주 뿌려야 한다.
특히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해질녁부터 새벽녘까지는 외출을 삼가는게
좋다.
모기가 꾀지 않게 몸을 깨끗이 씻고 향수와 화장품 등을 피하는게 요령이다.
일본뇌염은 가축축사가 가장 위험한 진원지.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유소년들은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말라리아는 3일주기로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 주된 증상인데 감염이
의심되면 클로로퀸 프리마퀸 메플로퀸 등의 항말라리아제를 2주이상 복용
해야 한다.
2) 유행성 출혈열.렙토스피라 =유행성 출혈열은 쥐의 배설물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전염원.
이 바이러스는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침투한다.
심하면 황달과 신장기능 장애 등이 나타난뒤 사망한다.
렙토스피라는 들쥐의 대소변에서 나온 균이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감염
된다.
평균 10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두통과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들 질환은 침수지역의 논에서 벼세우기를 하는 농민들이 특히 유의해야
한다.
손발의 상처가 노출되지 않도록 장화 장갑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
하는게 좋다.
또 함부로 풀밭에 눕지 말아야 한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8월 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