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중계를 보면 그린이 빠르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이때 말하는 그린 빠르기는 볼 스피드(Ball Speed)를 나타내는 말이다.

그린 위의 평평한 지역에서 퍼팅을 할 때, 공이 얼마나 빨리 구르고 멈추는
가에 대한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미국의 죠지 스팀프가 발명한 스팀프
미터로 측정한다.

이는 3피트(91.4cm) 길이의 금속성 재질로 만든 측정 기구로, 그 위에
파진 홈을 따라 구르면서 가속을 받은 공을 그린의 평평한 지역으로 굴러가게
하여, 그 거리를 기준으로 하여 측정한다.

전통적으로 느린 그린은 7.5피트(약2.3m) 이하로 굴러 가는 것을 말하며,
보통 그린은 7.5~10피트(2.3~3m), 빠른 그린은 10피트 이상(약3m)이다.

그러나 이 스팀프 미터의 측정치(볼 스피드) 자체는 바람, 해, 기온, 비
등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골퍼가 정확한 스팀프 미터 값을 측정하였다
고 하더라도 경기자에게 별 도움이 못된다.

따라서 골퍼는 스스로의 퍼팅감각을 길러야 한다.

볼 스피드는 골프 코스의 관리방식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잔디깎기와 관리작업이 그린 속도에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요인
이기 때문이다.

그린을 짧게 깎으면 길게 깎았을 때보다 훨씬 속도가 빠를 것이며, 그린면의
잔디 밀도를 적게 관리하거나 롤링 등으로 그린면을 단단하게 하고 잔디결을
눌러버리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날씨 또한 속도에 영향을 주는데 비, 구름, 이른 아침 이슬은 잔디 표면에
습기를 주어 속도를 떨어뜨리며, 잔디가 건조하게 되면 속도는 보다 빠르게
된다.

따라서 플레이를 시작할 때와 중반 이후의 퍼팅이 달라야 하는 것이다.

잔디는 그 잎이 상대적으로 퍼팅 표면과 수평방향으로 자라면서 결을 갖게
된다.

잔디의 결은 퍼팅 선에 대해 다양한 방향일 수 있다.

일단 골퍼가 방향을 파악하면, 그 결이 퍼팅에 미칠 영향을 짐작할 수가
있다.

그러나 정확히 잔디가 어떻게 자라 있으며, 그 영향의 정도는 얼마만큼
인지 알기는 쉽지 않다.

PGA투어 경기자들이 6피트(약1.8m) 퍼팅을 단지 54.8%밖에 성공 못시키는
데는 잔디결이 주요원인으로 작용한다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결의 방향을 읽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모두 간단하지만은 않다.

아마 가장 좋은 방법은 홀의 가장자리를 보는 것이다.

한쪽에서 흙이 보인다면 반대쪽은 잔디가 그 위로 자라 있을 것이고 결은
잔디가 있는 쪽에서 흙이 있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면 된다.

잔디의 색깔과 색조도 참고가 될 수 있는데 칙칙하고 갈색인 경우 결이
골퍼의 반대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며, 빛나고 짙은 색은 결이 골퍼 쪽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 안양베네스GC 연구팀장 shkturf@samsung.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6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