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끄러운 연출과 젊은 가수들의 의욕적인 연기"

지난 20일 막을 올린 "99 서울 오페라 페스티벌"의 초반공연 모습이다.

창작오페라 "사랑의 빛"은 23일 5회공연을 모두 마쳤고 나머지 3작품은
4~5차례 공연을 남겨둔 상태.

"사랑의 빛"에는 모두 2천3백명의 관객이 몰려 객석의 70%가 찼다.

지난해 11월 오페라페스티벌의 평균객석점유율(78%)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다.

하지만 창작오페라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호응도라 볼 수 있다.

"심청"은 첫날 공연(22일)에 1천1백60명이 관람, 50%의 객석점유율을
보였다.

수준높은 연출과 해석으로 관객들이 크게 늘 것으로 기대된다.

"심청"은 고 윤이상 선생의 작곡의도를 전반적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 창작오페라로서는 드물게 극본과 음악이 모두 좋은 우수한 작품이라는
게 관객들의 중론.

불협화음의 마찰로 격정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다 뚝 끊어지는 선율, 박
등 우리나라 타악기의 등장이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현대음악에 기반했기 때문에 눈에 띄는 없었지만 호흡이 고르게 이어지는
선율이 귀를 즐겁게 했다.

연출에서 ''심청''은 고 윤이상 선생의 작곡의도를 전반적으로 잘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인당수에서 풍랑에 휘둘리는 배의 모습을 돛대가 흔들리는 걸로 밖에
표현 못한 점이 다소 아쉬웠다.

바닷속 풍경도 흰색 천으로 표현하는 옛날방식에 그쳤다.

"심청"역을 맡은 소프라노 박미자는 고음을 연속적으로 내야 하는 어려운
역할에도 불구, 열연을 펼쳐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23일 낮공연으로 출발한 "사랑의 묘약"은 이탈리아 오페라부파(희가극)의
즐겁고 경쾌한 분위기를 생동감있게 그려냈다.

주인공 네모리노 역의 김신욱은 감정의 고조를 리듬감있게 살리고 풍부한
연기력으로 관객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약장수 둘카마라역의 심인성(바리톤)은 웅장한 성량과 코믹한 연기로
극전개에 감초역할을 해냈다.

단지 오케스트라가 아리아를 느리게 연주하고 합창때는 빠르게 진행해 가수
들의 노래와 연기를 적절히 지지하지 못해 조금은 안타까웠다.

다음달 4일까지 4차례 무대가 남아있는 "심청" "사랑의 묘약"과 27일부터
30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영국 바로크오페라의 대표작 "디도와 에네아스"의
건승을 기대해 본다.

< 장규호 기자 seini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