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명 :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
저자 :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역자 : 안진환
출판사 : 청림출판
가격 : 13,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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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7년 세계 굴지의 투자은행 메릴 린치에 일대 혁명이 일어났다.

변혁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 이 회사는 금융컨설턴트(FC)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TGA시스템"을 개발했다.

지난해 10월 완성된 이 시스템은 포트폴리오에 관한 모든 분석자료를
리얼타임으로 검색할 수 있는 "디지털 신경망"이다.

메릴 린치의 이 시스템이 가동될 무렵에는 아시아 금융위기로 시장 전체가
위축기를 맞고 있었다.

그러나 메릴 린치 온라인 고객들이 이 회사에 맡긴 추가자산은 10억달러를
웃돌았다.

시스템 구축에 든 실제 비용은 연간 6천만달러 정도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한 걸음 나아가 고객용 버전을 추가로 만들었다.

첫 해에 하루 5백50명쯤 가입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놀랍게도 하루 8백명이
들어왔고 7개월만에 목표치인 20만명을 넘어버렸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주목한 "디지털 신경망"의 성공사례다.

그는 최근 펴낸 책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이규행 감역, 안진환 역,
청림출판, 1만3천원)에서 인터넷 확산으로 인한 혁명적 시대변화를 예시한다.

"다가올 10년 동안 비즈니스는 지난 50년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겪을
것이다. 80년대가 질의 시대였고 90년대가 리엔지니어링의 시대였다면
2000년대는 속도의 시대다. 비즈니스의 성패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수집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그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를 종교혁명에 비유하면서 기업경영에서도 종래의
속도개념이 파괴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정보의 속도가 비즈니스의 본질을 변화시키고 소비자의 생활양식과 비즈니스
에 대한 기대치까지 바꿀 것이라는 얘기다.

이같은 변화의 동력은 바로 광속보다 빠른 "생각의 속도"다.

그는 지난 30년간 기업들의 정보기술 설비는 늘었지만 성과는 낮았다며
디지털 기술이 비즈니스 행동과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먼저 살핀다.

그의 탐색 범위는 우주항공 자동차 은행 생명공학 출판 교육 금융서비스
등 거의 모든 영역에 해당된다.

맥도날드와 포드 코카콜라 보잉 등의 디지털 기술 선두기업의 사례도
분석했다.

그는 기업을 생명체 또는 인체의 신경계에 견준다.

디지털 신경망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 우열이 결정된다고 본다.

그는 최근 1년간 마이크로스프트의 각종 서류를 전자양식으로 전환해
4천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했다고 소개했다.

종이없는 사무실의 위력이다.

그러나 그가 궁극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종이가 아니라 경직성이다.

일상적인 업무를 소프트웨어로 처리해 지식노동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벌어주고 이들이 보다 창의적인 일에 정열을 쏟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럴 때 그는 "계란 반숙의 원칙"을 이야기한다.

사용자가 3분 이내에 대부분의 관리도구에 들어갔다 나올 수 있어야 진정한
업무효율화를 이룬다는 논리다.

그는 또 비행기 조종사들이 "훌륭한 착륙은 훌륭한 진입의 결과"라고 말하는
것처럼 "훌륭한 회의는 훌륭한 준비의 결과"라고 강조한다.

회의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장소로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E메일을 통해 사전에 자료를 분석하고 제안과 논쟁의 경연장으로 활용하자는
말이다.

그는 95년 펴낸 첫 책 "미래로 가는 길"에서 "마찰없는 자본주의"라는
용어를 썼다.

아담 스미스의 "이상적인 시장"을 만드는데 인터넷이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인터넷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결하고 고객의 최적거래를 도와주는
필수 도구다.

그러면 중개인은 몰락할 것인가.

아니다.

그에 따르면 중개인은 거래에 가치를 부여하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단순 정보가 아니라 가공된 실익정보를 주는 것이다.

얼마전 그가 독일 금융기관 중역들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강조한 것은
"변곡점"이었다.

그의 친구 앤디 그로브도 변곡점 얘기를 자주 했지만 그는 모든 산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변곡점의 의미를 디지털 기술과 관련지어 설명했다.

인터넷 서점 아마존이 책뿐만 아니라 CD를 팔기 시작했고 야후가 자체 여행
사이트를 만드는 세상이다.

한가지 온라인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는 회사가 상품제공의 영역을 확장하는
경우는 갈수록 늘고 있다.

그는 틈새시장을 파고 드는 온라인 경쟁업체들이 언제 금융기관을 파고 들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책의 각 장 끝부분에 비즈니스 교훈과 디지털신경망의 진단을
덧붙였다.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다.

이 책은 수준 높은 전문서이면서 변화를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화전략 교과서로 평가된다.

세계 60개국에서 동시출판된 이 책의 저자 인세는 국제자선단체에 기부될
예정이다.

< 고두현 기자 kdh@ >

<> 성공을 위한 12가지 핵심과제

1.조직내 의사소통은 모두 E메일을 통해 이뤄지도록 하라.
2.판매관련 자료는 온라인상에서 분석하라.
3.비즈니스 분석에 PC를 활용하고 지식노동자의 힘을 제품과 서비스,
수익성에 관련된 수준높은 사고작업으로 이동시켜라.
4.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부서를 초월한 가상팀을 만들어라.
5.모든 서류작업을 디지털 프로세스로 전환하라.
6.디지털 도구로 단순 비효율 업무를 없애고 지식노동자들의 기술을
이용하는 고부가가치 작업으로 바꿔라.
7.디지털 피드백 루프를 구축, 물리적인 프로세스의 효율을 높이고 제품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켜라.
8.디지털 시스템을 활용해 고객불만이 신속하게 담당자에게 전달되게 하라.
9.현재의 비즈니스 성격과 영역을 다시 설정하라.
10.정보를 활용해 시간을 벌어라.
11.전자상거래를 통해 제품판매와 서비스 등 고객과의 거래에서 중간상인을
제거하라.
12.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고객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도와줘라.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