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누가 뭐래도 한국 방송의 주력 장르다.

"뜨는" 드라마 몇 편만 있으면 채널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방송중인 드라마가 히트를 쳐도 후속작의 성공 여부를 놓고 노심초사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주 화제속에 막을 내린 SBS 드라마스페셜 "청춘의 덫"을 잇는 새 드라마
"토마토"(극본 이희명, 연출 장기홍)가 오늘부터 방송된다.

SBS는 예상대로 안전한 길을 택했다.

이작가와 장PD는 지난해 "미스터Q"로 SBS에 함박 웃음을 안겨준 믿음직한
콤비다.

독특한 제목으로 포장은 했지만 두 사람은 "미스터Q"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를 준비했다.

의류회사는 같은 패션업계인 구두회사로 바꾸고 주인공도 여전히 김희선
에게 맡겼다.

착한 여자와 표독스런 여자 사이에 서 있는 한 남자라는 애정 구도도
똑같다.

혜성제화의 매장 점원으로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한이(김희선)가 디자인
공모전에 당선된후 업계에서 인정받는 톱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것이 기본
줄거리다.

경쟁 회사인 테라의 디자이너 윤세라(김지영)는 겉으로는 예의 바르고
겸손한 척 하지만 실제로는 혜성제화를 손에 넣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사악한 인물.

두 여자는 젊고 잘생긴 변호사이면서 혜성제화 사장의 외아들인 차승준
(김석훈)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인다.

장PD는 "미스터Q가 직장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성공과 젊은이의 사랑을
반반씩 그린 반면 토마토는 사랑 쪽에 좀더 비중을 둘 생각"이라고 두 작품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그는 "김석훈의 강하면서도 정직한 눈빛과 김희선 김지영의 성격 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드라마 제목으로 "유리구두" "하이힐" "토마토" 등을 놓고
설문조사까지 하며 고민하다 결국 상큼하고 신선한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토마토"를 낙점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4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