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부정맥은 심근경색 못지 않게 심장돌연사를 유발하는 위급한 질환이다.

1시간 이내에 응급처치하지 않으면 사망할 위험이 크다.

심장은 전기적 신호를 만들어내는 동방결절의 지령을 받아 박동한다.

그러나 전기신호가 흐르는 심장전도로에 비정상적인 전도로가 추가되면
박동이 빨라지거나 느려지게 된다.

이런 부정맥은 비정상적인 전기신호로 인해 심장박동이 일정한 리듬을
타지 못하고 덜컹거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보통은 증상도 없고 사는데도 큰 지장이 없지만 중년을 넘기면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부정맥의 종류와 대책을 경희대병원 순환기내과 배종화 교수,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안신기 교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김준수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안정시 심장박동수는 60~100회.

운동을 많이 했거나 타고난 심장의 능력이 좋아 60회 미만인 경우를 제외
하면 일반적으로 <>심장박동수가 40회미만으로 떨어지면 서맥성 부정맥
<>1백50회를 초과하면 빈맥성 부정맥 <>일정한 리듬을 타지 않고 불규칙하게
또는 예정보다 한박자 빨리 박동하면 조기박동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3가지 단순유형은 흔치 않고 서맥 빈맥이 번갈아 나타나는
서맥.빈맥증후군 등 복합적인 유형이 상당수다.

서맥은 대부분 동방결절의 기능저하에서 비롯된다.

뇌에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어지럼증이 심하거나 실신하게 된다.

심전도검사와 24시간 홀터검사(24시간의 심전도 및 심박동을 테이프에
녹음)를 받고 증상이 심할 경우 인공심장박동기를 단다.

예전에는 서맥이 생겨 실신하면 즉시 병원으로 옮긴 뒤 전기충격을 가해
회생시키는 방법을 썼지만 지금은 심한 경우 인공심장박동기를 심장 옆에
이식해 일정한 심장박동리듬을 유지하게 한다.

빈맥은 예기치 않게 심장이 빨리 뛰어 가슴두근거림 호흡곤란 어지럼증이
나타나다가 나중에는 실신하게 된다.

빈맥은 <>심방 심실이 동시에 빨리 뛰는 상실성(심방성) <>심실만 규칙적
으로 빨리 뛰는 심실성 <>심실만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심실세동으로 나뉜다.

후자의 경우일수록 위험하고 치료가 어렵다.

증상이 발생할 때 안정을 취하면 간혹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하지만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역시 심전도 24시간 홀터검사 운동부하검사로 진단한다.

치료로는 약물요법, 인공심장박동기이식, 카테터를 이상 전도로에 도달시킨
후 고주파를 가해 빈맥발생부위를 절단하는 카테터절제술, 카테터절제술이
불가능한 경우에 이를 직접 칼로 절제하는 외과적 절제술, 이식형제세동기
(ICD)이식 등이 있다.

약물요법은 일반적으로 효과가 일시적이고 다른 유형의 부정맥을 유발할수
있으므로 근치가 되지 않는다.

상실성빈맥은 카테터절제술로 대부분 쉽게 치료되지만 심실성빈맥이나
심실세동은 완치가 어려운 편이다.

따라서 ICD를 심장옆에 이식, 불규칙한 심장박동리듬을 자동으로 감지해
강력한 전기충격으로 심장박동을 정상화시킬수 있다.

이 방법은 효과가 정확하나 2천만원 가량의 큰 비용이 드는게 결점이다.

국내서는 서울중앙병원 연세대신촌세브란스병원, 고려대안암병원,
고신대의료원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부정맥의 근본적인 예방책은 없다.

단지 커피 술 담배를 삼가면 부정맥의 악화를 막을수 있다.

불규칙 박동이 잦아지면 병원을 찾는게 좋다.

그러나 다른 심장질환 없이 한박자 건너 뛰어 박동하면 대개는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한편 가슴에 생기는 통증 가운데 30분 이상 통증이 오래가고 운동을 하면
숨이 가빠 뛰지 못하면 협심증일 가능성이 높다.

또 수분간 가슴이 송곳 찌르듯 아프다 사라지는 경우는 신경성 스트레스로
인한 늑간 신경 및 근육 통증이 대부분이므로 부정맥과 어느 정도 구분이
가능하다.

< 정종호 기자 rumba@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