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훈씨와 금난새씨.

한국을 대표하는 두 스타지휘자가 같은 오케스트라를 한 무대에서 번갈아
지휘한다.

화제의 공연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10주년 기념음악회 "2명의 마에스트로와 함께".

이 음악회에서 정씨는 전반부, 금씨는 후반부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각각 지휘한다.

유명 지휘자 2명이 한 오케스트라를 같이 지휘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힘든 일.

전당측은 우리나라 유일의 클래식전용홀인 음악당개관 10주년 축하무대의
지휘자를 놓고 고심하다가 정씨와 금씨 모두 예술의전당과 인연이 깊기
때문에 이같은 이벤트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의 내한공연을 대부분 음악당에서 가졌고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아시아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창단공연도 이곳에서
열었다.

금씨는 88년 2월 음악당개관연주회 지휘봉을 잡았고 94년부터 시작한
"금난새와 함께 하는 테마음악여행"을 예술의전당 간판프로그램으로
이끌었다.

전당측은 공동무대가 자칫 "대결"로 비쳐질 수 있어 조심스럽게 의사를
타진했으나 두 사람은 전당과의 각별한 인연에다 음악당개관 10주년을
축하하는 축제행사임을 감안, 흔쾌히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도 두 사람의 장기를 살릴 수 있도록 차별화됐다.

정씨는 1부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금씨는 2부에서 로시니
"도둑까치 서곡", 라벨 "볼레로" 등 소품과 소프라노 박정원, 바리톤
고성현씨와 함께 도니제티 "루치아 중 조용한 밤", 레온카발로 "팔리아치
중 죄송합니다.신사숙녀 여러분" 등 오페라아리아를 들려준다.

정씨가 세계적인 마에스트로로서 정통음악회의 무게를 보여준다면 금씨는
대중적인 클래식음악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전당측은 기대하고 있다.

문의 580-1132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