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쟁상대는 해외브랜드라는 생각으로 일합니다.

수입품에 필적하는 세련된 제품을 그들보다 싼 값에 판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겠습니까.

이 꿈은 이미 궤도에 올랐습니다"

웬만한 해외브랜드는 모두 진입한 우리 패션시장.

대기업은 점차 내셔널브랜드에서 손을 떼고 있지만 감각으로 뭉친
중소패션업체들은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주)숨(Soom .대표 박종공)은 그 대표적인 회사.

패션진 "닉스"를 만드는 태승트레이딩의 자회사로 감각있는 경영자와
기획자, 앞서가는 제품과 광고 홍보등 모회사의 여러 장점을 갖췄다.

나민열이사(37)는 그 "숨"을 이끄는 젊은 브레인이다.

(주)숨이 탄생한 것은 95년9월.

태승트레이딩이 남성캐주얼업체 "돔(Dome)"을 이끌던 나씨를 영입하면서
그의 영역을 만들어줬다.

보유 브랜드는 "클럽 모나코(Club Monaco)"와 "모리스커밍홈(Morris
coming Home)".

여성 캐릭터캐주얼 "클럽 모나코"는 캐나다 유명업체의 수입및
라이선스제품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자체 생산비율이 50%까지 올랐다.

96년 40개 매장에서 2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중견브랜드.

"모리스커밍홈"은 남녀 캐릭터캐주얼.

현재 매장은 3곳이지만 연말까지 15곳 이상으로 늘릴 생각이다.

97년 매출목표 80억원.

"모리스커밍홈"매장직원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수입품 아니냐"는
얘기.

나이사는 그러나 사업자 입장에서 수입품은 별 매력이 없는
투자대상이라고 단언한다.

어느 브랜드건 효자상품은 20%에 불과하고 70%이상이 뒷전에 밀려나는데
재주문이 어려운 수입품은 수익성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 것.

따라서 국내 브랜드도 이미지만 잘 가꾸면 수입품 못지 않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숨"은 이미지 유지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회사와 브랜드명 모두 독특하다.

"숨"은 "숨쉬다"라는 동사에서 따왔으며 "모리스커밍홈"은 최근
브랜드명을 1~2자로 줄이는 추세에 정면으로 맞선 것이다.

나이사 역시 30대후반이지만 20대의 감각을 유지하려고 꾸준히 노력한다.

그는 "우리의 젊은 패션리더들은 상표에 매달리지 않는 감각을 지녔다.

그 수준에 맞춰가면 수입옷들이 우리 거리를 휩쓰는 일은 생기지
않을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정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