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문화유적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면서 동양문화가 서양문화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1년 예정으로 북경에서 중국의 고궁과 불상 탑 등을
화폭에 담고 있는 서양화가 오승우 화백(67)은 "그동안 서양문화에
주눅들었던 어깨가 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경시내 13평짜리 서민아파트를 얻어 살고 있는 오화백은 "중국의
문화유적을 화폭에 다믄 작업이 너무나 즐겁다"며 "하루 5시간 이상을
꼬박 서서 작업해도 피곤한줄 모를 정도"라고 말한다.

이처럼 그림그리기에 전념할수 있는 분위기 때문에 당초 계획한 30점
(80~100호크기)보다 훨씬 많는 40여점 이상을 그릴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오화백이 현재까지 북경에서 그린 그림 천단공원의 기년전과 화원의
불향각, 자금성의 년문, 만리장성, 서안의 대안탑 등 27점.

대부분 서울에 돌아가 조금만 손질하면 완성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4월까지 중국의 문화유적을 그린 뒤 하반기부터는 인도로 가
불교유적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할 계획이다.

오화백은 중국과 인도등지에서 그린 1백여점의 그림과 20대후반에
그렸던 한국의 불상과 사찰그림 10여점을 합쳐 2000년초 국내에서 대규모
전시회를 가질 예정이다.

오화백은 "1956~1962년 사이에 한국의 불상과 고건물을 소재로 그림을
그려 국전에 4회나 입선했으나 그후로 한 번도 불상과 고건물을 소재로
삼아본적이 없다"며 "앞으로의 전시회는 청년기의 그림과 60년대후반에
그린 그림을 비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오화백은 고 오지호 화백의 장남이며 예술원회원이다.

< 북경 = 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