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방송 잡지 컴퓨터통신 지역생활정보지 등에 등장하는 엄청난
건강정보가 일반인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있다.

특히 의료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일부 기업과 의료인들에 의해
그 폐해가 가중되고 있다.

일반인들이 근거가 잘못된 정보를 믿고 사용해 가장 큰 피해를 볼수 있는
것이 다이어트식품이다.

소비자가운데 다이어트식품에 대한 불신으로 구입후 3주내에 반환을
원하는 사람이 약80%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최근의 국정감사자료에서도 30만~200만원상당의 다이어트식품을 제조하는데
드는 원가는 2,000~1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엄청난 폭리 때문에 상혼에 젖은 불량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PC통신에는 "식사 전후 2시간동안 물한방울 먹지 않으면 10kg을 뺄수
있다"

"살빼는데는 포도가 최고다" "...사과가 최고다" "...감자가 최고다"

"...토마토가 최고다" 등의 근거없는 정보가 올라와 있다.

정보제공자 가운데 의사 한의사 등 전문가들도 많은데 의료상품이나
건강식품을 팔려는 사욕과 연관, 비만에 대해 알려진 사실들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많다는 지적이다.

현대의학이나 과학이 명확한 치료의 근거를 제시할수 없는 치료법이
이른바 "전통민간요법" "민족의학" "동양의학"이라는 이름으로 부작용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제기하지 않은채 유행하고 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김철환교수는 "의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온갖 치료
수단을 동원해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30%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금연침이
50%이상의 치료율을 나타낸다고 굉장한 금연효과가 있는 것처럼 선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만약 50%이상의 치료효과가 통계적으로 입증되고 과학적 근거를
조금이라도 제시할수 있다면 노벨의학상감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웬만한 병은 자연치유율이 평균 20%가량 되는데 어떤 비법을 썼다해서
플라시보(가약)효과가 동반되면 보통 절반가량은 치료될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약과 민간요법처방은 속도 안쓰리고 부작용이 없으며 약효가 나지
않으면 체질이 맞지 않아서라고 넘기는 맹신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이것이 올바른 의학정보의 선택기준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북삼성병원 박용우 가정의학과장은 "제공되는 의료정보는 보편적인
기준에 맞게 제시되는데 수용자가 개인차를 인정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면 폐해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골다공증예방에 줄넘기가 좋다는 정보로 인해 비만한 중년여성들이
줄넘기를 규칙적으로 실시할 경우 잠재된 관절염이 악화될수 있다.

섬유질이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좋다고 섭취할때 과민성 대장성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복부불쾌감이 심해질수 있다.

김교수는 "잘못된 의료정보를 거르려면 우선 평소에 믿을만한 주치의를 둬
조언을 듣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돈과 시간이 많이 들고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수 있는 치료법을
택하는 경우 한쪽 의사말만 믿고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다른 병원의
의사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보충의견을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자신과 관련깊은 정보는 단편적인 언론의 사실보도에만 의지해서는
안되고 나름대로 공부를 해야 한다고 권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최소한 당뇨병에 관한 책 2~3권은 읽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의 보도를 접하자마자 보도내용에 따라 행하기 보다는 이와
관련된 기관에 직접 물어보거나 전문가의 2차의견을 구해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