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간의 단축, 고령화, 여가생활욕구증대, 정보의 개인화등은 주거개념
을 변화시키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장소에서 보람
있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생활공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

이에따라 천편일률적으로 지어진 집에 들어가 살아가기보다 자신의 생활
방식과 취향에 맞는 집을 만들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최근 일고 있는 "편안하고 개성있는 집만들기"와 관련, 우선적으로 고려
해야 할 내용을 일본 납득공방과 GK도구학연구소가 펴낸 "이런집이 좋은
집이다"(삼성물산건설부문 주택설계팀 옮김)의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 하루의 생활과 주거 =하루 시간대에 따라 생활패턴이 달라지는 것처럼
집에도 아침 낮 저녁의 얼굴이 다르다.

바쁜 아침시간에는 동선에 따라 공간을 배치한다.

낮시간이 많으면 가사공간을 늘리고 청소와 손질이 쉽게 만든다.

맞벌이거나 저녁시간이 많으면 거실과 주방의 기능을 침실로 끌어들인다.

<> 일요일의 집, 평일의 집 =여성의 사회진출과 여가시간의 확대로 평일과
일요일의 집도 달라진다.

평일에는 식사 목욕 수면등 기본적인 생활기능에 알맞게 간편한 일실형으로
배치하고 주말에는 나머지 공간을 모두 사용한다.

특히 부엌과 욕실은 평일형 주말형등 이중구조로 설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

여유가 있으면 시골의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도 고려해 본다.

<> 특별한 집, 보통의 집 =손님이 많은 집은 장소가 비좁아 쩔쩔매기
일쑤다.

명절때나 특별한 행사가 있으면 더욱 그렇다.

우선 맞붙은 방의 벽을 터서 한방으로 쓰는 다중식 공간을 고려해 본다.

또 건물주위에 타일바닥과 신축성있는 주름식 차양을 설치해 평소에는
테라스로, 행사때는 접대공간으로 이용하는 것도 좋다.

<> 자연과 친숙한 집, 매우 인공적인 집 =주거의 기원은 자연의 위해를
피하는 것이지만 도시속의 인공적인 주택은 오히려 인간의 정서와 감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

이런 경우 시야 통풍등 주위의 자연환경을 먼저 고려한다.

여름에는 발과 등나무깔개, 겨울에는 화로등 장식품을 활용해 계절감을
살린 인테리어디자인을 구상한다.

<> 환경을 고려한 집 =예전에는 합리적인 지출이 주부의 미덕이었지만
지금은 안전과 건강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자연환경과 생태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면 자원과 환경을 보호하는 환경
공생주택을 꾸밀수 있다.

태양전지와 열반사유리를 이용한 급탕, 풍력을 사용한 실내환기, 폐열을
재생시키는 축열조, 빗물을 활용한 세차등 다양한 방법과 비용을 생각해
본다.

<> 큰집, 작은집, 적당한 집 =흔히 큰집을 좋아하지만 청소와 정리가
힘들고 사용하지 않는 방이 생긴다.

이런때는 일상생활에 적당한 평상시의 공간과 행사나 손님접대에 사용하는
특별한 공간으로 분리하는 것이 편리하다.

작은집에는 넓은 수납장을 설치해 공간효율과 기능성을 높이고 개방감있는
생활공간을 구성한다.

<> 노후를 생각한 설계 =인간의 생로병사에 따라 주거형태도 변화한다.

노약자와 젊은이는 거동이나 생활패턴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젊고 건강한
보통사람보다 노약자를 배려하는 주거환경을 구상한다.

문턱을 낮추는 한편 휠체어 사용자를 위해 마루높이를 비슷하게 하고
복도의 폭을 넓히는 것이 좋다.

< 정한영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