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작가겸 조각가 박애정씨가 21~30일 서울강남구청담동 가인갤러리
(518-3631)에서 7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박씨의 이번 개인전은 삶과 죽음, 사랑과 미움등 인생의 여러 문제들을
다양한 소재의 조합을 통해 형상화한 새로운 스타일의 작업을 발표하는
자리.

94년 개인전에서 철과 알루미늄 폐기물등 산업사회의 부산물과 나무등
자연재료를 결합,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삶의 형태를 제시해 주목을
받았던 박씨는 이번 전시회에서 강철의 이미지를 원용해 음과 양, 정과
동등 대립되는 개념들의 조화를 시도한 20여점의 조형작업을 선보인다.

서양화와 섬유예술, 조각 등 종합적인 표현양식을 지향해온 그는
파격적인 재료선택과 실험성짙은 작업을 펼쳐 국제무대에서도 각광을
받아왔다.

89년 스위스 로잔국제섬유비엔날레 입선과 미국 미시건파인아트대회
특별상, 로버트 말로니 크리에이티브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87년과
89년에는 각각 미국 디트로이트 피터보로갤러리와 미시건 폰티악아트
센터에서 초대전을 가졌다.

철사나 컴퓨터용 전선, 소시지를 넣은 비닐호스, 먹칠한 한지, 황소가죽에
이르기까지 기존의 통념을 깨는 파격적인 재료의 선택은 미술작업에서
"재료의 파괴"를 시도했던 조셉 보이스를 연상케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또 단순히 입체적인 조각을 독립적으로 제작.설치하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성을 중시하는 점이 특징.

작품마다 설치현장과의 조화를 시도하면서 생활과 미술의 결합형태를
연출해낸다.

박씨는 이화여대미대및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85년 도미, 뉴욕
롱아일랜드대와 크랜브룩미술아카데미에서 섬유및 조각을 전공했다.

< 백창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