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 아카데미(원장 강원룡목사)는 "종교간 대화모임" 30년을
기념해 18~20일 "문명의 전환과 종교의 새로운 비전"주제의 국제대화
모임과 함께 "종교대화30년-그 회고와 전망"강연회를 개최했다.

1965년 10월18~19일 "한국 제종교의 공동과제-6대종단 지도자모임"을
논제로 처음열린 대화모임 30년을 기념한 이번 국제대화모임에서는
"문명의 전환과 종교의 새로운 비전" 주제강연에 이어 소주제"전환기
사회와 종교문화""새로운 가치로서의 생명"에 대한 체계적인 고찰과
토의가 진행됐다.

김용정(동국대) 한내창(영산대) 소광섭(서울대) 최준식(이화여대)교수등
국내학자를 비롯 윌리암 벤들리 세계종교인평화회의사무총장(미국),
사무엘 레이언신부(인도), 잘라스 드수자신부(방글라데시), 리베 트로크
교수(네덜란드)등이 발표자로 참가했다.

모임첫날 "과학문명의 전환기시대에 있어서의 종교의 역할"을 주제
강연한 김용정 동국대교수(철학)는 "중세말이후 인류는 이전과는
전혀다른 제4단계 과학.기술적시대를 맞았다"고 전제한후 "이는 곧
과학기술에 힘입어 고도의 물질문명을 성취했지만 정신가치가 부재하는
시대로 새로운 정신문화가 강력하게 요구되는 전환기"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인간존재의 근원적인 도덕성이나 정신적 가치의 문제를
담당해야할 윤리와 종교는 자연과 인간을 통합하고 역동적 세계을
조망할수 있는 종교간 화합및 평화운동과 같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자각을 통해 전환기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사무엘 레이언신부는 "문명의 전환과 종교의 새로운 비전" 강연에서
"모든 종교는 인류가 받은 소중한 유산이며 종교사이에서, 종교인과
비종교인사이에서, 성사이에서, 인류와 우주사이에서 대화하는 과정과
협력하고 하나되는 노력을 통해 존엄가득한 사회를 만들어가야한다"고
밝혔다.

또 "전환기 사회와 종교문화"를 주제발표한 한내창교수는 "종교는
시대의 변화에 반응적(Reactive)으로 행동할 뿐아니라 주도적(Proactive)
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며 "종교가 한시대의 문화조류를 모두에
간섭하고 뒤바꿀 능력은 없지만 나름대로 시대의 규범과 가치를
창조하고 주도하는 문화계도기능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화되고 2차적 관계가 지배하는 미래 정보화사회에서 종교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소극적 적응을 해나가는 한편으로 공동체회복을
위한 또다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