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스타 내셔널GC

현지리포트 < 김흥구 특파원 > ]]]

<>.4월이 되면 전세계 골프계가 "매스터즈"로 술렁인다.

4월이 되면 전세계 골프기자들이 매스터즈예상기사를 쓰고 잡지들은
매스터즈특집으로 지면이 화려해 진다.

또 2,3월의 미투어에서 정상급선수가 우승하기라도 하면 "매스터즈를
앞둔 화끈한 출발"로 묘사된다.

그런 "매스터즈 위크"가 다시 돌아왔다.

이곳시간으로 4월의 둘째주 목요일인 6일부터 저 유명한 "선데이
애프터눈"이 있는 9일까지 제59회 매스터즈가 미조지아주 어틀랜터
근교의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벌어지는 것.

매스터즈는 엄밀히 오거스타내셔널GC가 주최하는 프라이비트대회이다.

다른 메이저들인 영국오픈이나 US오픈,USPGA선수권대회는 해당 골프협회
들이 "국가적으로" 주최하는 대회이고 그 장소도 매년 바뀐다.

그러나 매스터즈는 주최클럽이 모든 권한을 가진채 매년 오거스타내셔널GC
한 장소에서만 개최된다.

여기서 독자들은 의문을 가질수 있다.

"어떻게 일개 골프장이 주최하는 대회가 메이저중의 메이저로 자리잡고
시청율이나 관심도면에서 세계최고의 대회로 자리매김 됐을까"하는 것.

<>.그 해답은 극히 절묘하고도 특이한 대회의 성격과 그 운영방식에
있다.

한마디로 매스터즈는 세계 그어느대회보다도 "차별화"된 대회이다.

매스터즈는 우선 일반인을 대상으로한 입장권판매가 없다.

클럽측은 "패트론"이라 불리는 "매스터즈 고정관중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데 입장권구입권한은 오직 패트론에게만 주어진다.

그 "패트론"은 매년 교체되는게 아니고 죽을때까지이다.

패트론들은 공식적으로 "입장 뱃지"의 양도가 금지되고 양도가 발각될
경우 자격이 박탈된다.

그러나 그 곳도 "사람 사는 동네"인지라 암거래가 있는데 하루 입장권이
1,000달러이상된다.

그러니 패트론자리를 내 놓는 사람이 있을리 없고 그런식으로 "입장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니 사람들은 날이 갈수록 더욱 아우성
치는 격이다.

현재 패트론의 웨이팅리스트만 해도 향후 60년이 걸려야 소화될
지경으로 클럽측은 지난 80년대말 패트론신청을 중단 시켰다.

또 작년까지만 해도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의 연습라운드때는 정문에서
입장권을 팔았으나 올해부터는 그것마저 우편예매제로 바뀌었다.

이때문에 클럽측은 "연습이라도 보려고 무작정 비행기 타고 오는
골프광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돈"으로 다 되는 미국사회에서 돈가지고도 안되는 "관중 제도"의
고집이 얼마나 절묘한가.

<>.매스터즈를 둘러싼 오거스타내셔널GC의 기본자세는 극히 "완고"하다.

좋게 말하면 원칙이 확실하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뻣뻣하다는 뜻이다.

매스터즈의 선수출전은 초청제이다.

세계 어느 선수라도 "초청장을 받아야"대회에 출전할수 있다.

"지난해 대회의 24위까지,94년도및 95년대회직전까지의 미투어 우승자"등
그 초청카테고리는 이미 정해져 있다.

그러나 초청권한은 전적으로 클럽측에 있기때문에 클럽측이 "누구를
초청한다"하면 그 어느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한다.

일본의 점보 오자키등이 매년 출전하는 것도 클럽의 특별초청에
기인한다.

이에따라 주변에서는 "일본선수들은 경기를 하러 오는게 아니라 내년
출전을 위한 로비를 하기위해 온다"고 비꼬는 사람도 있다.

이같은 초청제도 매스터즈의 권위를 높이는데 한 몫한다.

예선이 없기때문에 아무리 골프를 잘 쳐도 "당신 필요 없어"하면
그만인 것이다.

<>.취재권을 얻기도 어렵다.

다른 메이저는 신청만 제대로 하면 얼마든지 공식취재가 이뤄지지만
매스터즈는 점잖게 "사양해 달라"는 답변을 듣는수가 많다.

이는 프레스센터의 "용량"이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일본기자들도
프리랜서골프라이터나 잡지기자들은 수년전부터 "미디어 뱃지"를
내주지 않을 정도이다.

언론왕국 미국에서 그 정도이니 제삼자의 입장에서 얼마나 눈꼴
사나운가.

그런 "뻣뻣함"에도 불구하고 매스컴이나 세계골프계에서 매스터즈를
"인정"하는 것은 매스터즈가 가장 "골프대회다운 골프대회"이기
때문이다.

매스터즈에는 오로지 골프뿐이다.

다른 메이저는 스폰서기업들의 광고물이나 그들을 위한 텐트,서비스
시설이 즐비하지만 매스터즈는 "상업적 냄새"가 나는 시설이나 이벤트가
전혀 없다.

그레그 노먼 같은 선수는 항상 "보라.여기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골프만
보이지 않는가"하며 매스터즈우승을 염원한다.

<>.그러나 이상의 얘기는 "언저리"에 불과하다.

매스터즈의 진정한 위대함은 오거스타내셔널GC라는 "코스"에서 출발한다.

"매스터즈는 일요일 오후에 비로서 시작된다"는 말은 "승부는 최종일
백나인들어서야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그런 "때늦은 시작"은 바로 "극히 절묘한 코스의 구성"에서 비롯된다.

오거스타의 백나인등 코스에 대해서는 내일 얘기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