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의 문화유적 복원과 관리책임을 맡고 있는 서울시장의 관사가
`서울성곽''(사적 10호)을 뒷담으로 쓰고 있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또 지난해 이에 대한 복원계획을 발표했다가 최근 이를 전면
백지화 한 사실이 2일 밝혀졌다.
종로구 혜화동 27 서울시장관사는 길이 6m 높이 2m 가량의 성곽 위에
높이 3m의 시멘트 콘크리트를 쌓아올려 뒷담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로 20cm 세로 60cm의 자연석을 모아 태조 때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이 성곽은 북쪽으로는 서울과학고와 삼청터널을 지나 북악산까지 연결돼
있었고 남쪽으로는 혜화문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혜화문과 서울과학고 사이 1km구간은 신흥주택의 난립으로 대
부분이 멸실됐고 서울시장 관사 뒷담 밑부분만이 본래의 형태를 유지하
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94년 9월을 완공목표로 추진중인 혜화문 복원사업에서
시장관사를 포함한 주택가는 제외하고 혜화문에서 관사 바로 앞까지 62m
만을 복원한다는 계획아래 공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관사뒷담을 철거하고 관사에서 혜화문까지의 성곽을 복원해
야 한다는 시민들의 여론이 일자 지난해 12월 이상배 당시 시장은 이같
은 요구를 수용키로 하고 94년도 예산반영을 약속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최근 재원조달의 어려움을 내세워 이같은 계획을 전
면 취소하고 당초 목표구간만 복원키로 사업계획을 재조정한 것.
이에 대해 학계와 시민들은 "서울정도 6백년을 맞아 사라진 역사유적
도 복원하는 서울시가 단지시장관사내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선조들의 숨
결이 배어 있으며 보존상태도 양호한 귀중한 사적을 방치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