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25일 국회시정연설(황인성국무총리대독)은 한마디로
허약해진 우리경제의 "체질강화"에 그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를 위해
내년도 예산의 많은 부분을 사회간접자본시설(SOC)등 경제의 밑거름부문에
할애,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변화와 개혁은 결코 멈출수없는
"신한국"구현의 필수과제임을 강조하면서도 그변화와 개혁이 우리경제
회생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진행될것임을 암시했다. 따라서 내년부터
새정부가 추구하는 국정지표는 "경제"분야에 보다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대통령은 이날 연설서두에서 "세계경제에는 국경이 사라지고 냉전에
대신한 포성없는 또다른 전쟁이 시작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그것은 바로
경제전쟁 기술전쟁"이라고 단언했다.

김대통령은 우리경제가 안고있는 문제점을 어느때보다 강도높게 지적해
주목됐다.

이를테면 <>생산성을 앞지른 임금상승 <>힘든일을 꺼리는 풍조
<>과소비풍조 <>집단이기주의등이 가져다주는 폐해등을 지적했다.

이런 문제의식을 전제로 김대통령은 민주화 개방화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경제운용의 틀을 세워갈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투자심리가 아직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고 스스로
밝힌것은 현재 우리가 처한 경제현실을 김대통령이 비교적 굴절없이
보고있는 것으로 해석될수 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금융실명제가 조기정착되고 있으며 경제활력회복을
위한 제반시책이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내년이후
우리경제가 회복세를 되찾아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만들어 갈수 있다는
대통령으로서의 자신감을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기본인식은 새해예산안에 그대로 반영돼있다.

SOC투자총액이 6조7백72억원으로 올해보다 29.9% 증액된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민자유치 채권발행등 SOC재원조달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는점도 마찬가지다.

과학기술투자의 비중을 98년까지 3~4% 높이는 한편 핵심전략의 기술개발을
촉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설명도 경제의 체질을 강화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중소기업지원을 위해 내년도 관련예산을 올해보다 90.8% 증가한
2조1천억원을 책정한 것이나 <>부동산 담보허용범위의 확대<>상업어음
할인한도 폐지<>설비자금 공급확대및 각종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것등이
이를 뒷받침하고있다.

김대통령은 또 대통령으로서 국민생활편익과 사회복지 확충에도 총력을
다할것임을 분명히 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대형안전사고와 관련,내년도
지하철건설 재원을 올해보다 70%늘리고 고속철도와 영종도신국제공항건설은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것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 오는98년까지 매년 50만~60만가구의 주택을 건설,무주택자를
줄여가겠다는 것은 더불어 잘사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읽게하는 부분이다.

이번연설에서는 "경제외교"의 중요성도 강조,지금까지 내치에 치중해온
김대통령이 앞으로 외치쪽에도 보다 신경을 쓰게될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이미 예정돼있는 시애틀 APEC(아태경제협력체)지도자회의,
워싱턴에서의 한미정상회담,호소카와 일본총리와의 경주정상회담등을 통해
경제협력문제를 정치분야 못지않게 심도있게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저지되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해 이 문제가 결코 협상이나 흥정의 대상이 될수 없음을 단호하게
천명했다.

<김기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