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실명제실시로 사채시장이 얼어붙어 발을 동동 구르는 중소기업이
많다는 보도가 잇달으면서 과연 중소기업이 얼마나 많은 사채를 쓰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정부가 금융실명제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긴급 지원하겠다고 밝힌
약1조원의 자금이 사채와 비교해 얼마만한 규모에 해당하는지도 궁금하다.
관계기관및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중기총사채 규모는 약2조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긴급자금의 2배인 셈이다.
중소기업의 사채규모를 조사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론 상공자원부와
한국은행 국민은행 등 3군데가 있다. 이중 상공자원부는 기협중앙회와
공동으로 해마다 중소기업 실태조사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채규모를 조사
한다.
한은은 중소기업의 사채를 별도로 조사하진 않지만 기업경영분석을
통해 이와 유사한 항목을 파악한다. 국민은행은 매년 중소기업 금융실태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면서 이를 분석한다.
우선 상공자원부의 자료를 보면 지난 91년말을 기준으로 중소업체가 쓴
사채는 1조9천4백80억원으로 총부채 49조2천2백88억원의 4.0%에 이른다.
이중 1년이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사채가 1조1천6백17억원, 장기사채가
7천8백63억원으로 나타났다.
또 이같은 사채규모는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기관에서의
차입금 20조 1천3백90억원의 9.7%에 해당하는 것이다.
한은은 같은 시점 중소기업의 기타단기차입금(금융기관차입금 제외)이
1조3천9백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했다.
국민은행은 같은해 중소기업의 사채규모가 1조2천4백2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중 어음할인이 9천59억원으로 72.9%를 차지했다.
이같이 각기관이 조사한 사채규모가 차이가 나는 것은 샘플업체수
조사방법이 각기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무튼 이들 3기관의 사채규모를 종합하면 중소기업의 총사채규모는
1조2천억~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 그동안의 중소기업체수증가
경영규모확대를 감안해 사채가 다소 늘었다고 가정하면 지금의 사채규모는
약1조8천억~2조2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