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의 생산직기피및 생활패턴의 변화로 공단입주업체들의 기숙사가
비어가고 있다.

한국수출산업공단등 전국 주요공단내 기숙사보유업체들은 수용능력을 훨씬
밑도는 기숙사 인원만을 확보하고 있거나 아예 기숙사를 폐쇄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근로자들의 생산직기피현상으로 부족한데 따른 것이다. 또
근로자들이 사내생활을 꺼리며 인근에 전월세방을 얻어 나가는 경향도
뚜렷하다. 근로자들이 공동생활을 피해 개인시간을 갖고싶어하는
의식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따라 공장을 신축하는 업체들은 기숙사를 건립하지않고 이를 보완할수
있는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있는 추세이다.
구로공단에 있는 협진양행2공장은 80년대중반까지만 해도 4백50명에
이르던 기숙사인원이 점차 줄어 지난3월에는 20명에 머물렀다. 회사측은
정상적인 기숙사운영이 힘들다고 보고 4월들어 기숙사를 폐쇄해버렸다.

회사관계자에 따르면 지방이나 농촌등 타지역으로부터 인력유입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기숙사보유여부는 인력충원에 전혀 도움을 주지않는다며
근본적인 인력난을 호소했다.

의류업체인 부흥사의 경우 지난85년 7백80여명에 이르던 기숙사인원이
현재 1배48명으로 줄어 시대흐름에 따른 근로자들의 생활패턴변화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회사에서 13년째 사감으로 있는 이영자씨(50)는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학력이 높아지면서 단체생활보다 개인생활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공단내 50인이상의 기숙사수용능력을 갖춘 (주)신영 진도패션등
20여업체들도 기숙사인원의 감소세에 따른 인력관리의 어려움을 밝히고
있다.

지방소재공단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않다.

반월공단에 있는 타자기생산업체인 동아정공의 경우 1백50명에 이르던
남녀기숙사인원이 최근들어 60명으로 줄었다. 또 염색가공업체인 혜성섬유
황해염직공업사등 30여업체는 2,3년전보다 기숙사인원이 30~70%까지 크게
줄었다고한다. 특히 이중 일부업체들은 생산현장의 부족인력을
기술연수명목의 외국인이나 불법체류외국인으로 충당하며 남아도는
기숙사를 이들의 생활터전으로 제공하고있다.

이같은 현상을 반영,신규조성되는 시화공단입주업체들은 기숙사를
짓지않는 대신 종업원들에게 전세자금등을 지원하거나 인근에 연립주택이나
아파트를 두세채 마련,독자적으로 운영토록하는 추세이다.

강관피복코팅전문업체인 대양강업은 91년말 인천에서 시화로 공장을
이전하면서 근로자들의 의견을 반영,기숙사를 짓지않고 전세자금지원등으로
인력유출을 막고있다.

서부공단에 따르면 시화공단내 공장을 준공한 4백여업체중 기숙사를 세운
업체는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년대초만 해도 공장신축시 반드시 기숙사를 갖추었던 경향은 앞으로
찾아볼수 없게됐다.

이같은 현상은 섬유 염색 조립금속등 노동집약적 업종에서 두드러져
관련산업의 성장여부가 효율적인 인력관리에 달려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한일합섬 진도패션등 일부업체들은 남아도는 기숙사등을 생산활동과
관련된 공장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장내의 건축물용도변경및 증.개축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줄것을 관계당국에 건의하고있다.

<이익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