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이 온다는 예언을 했다. 무신론자였던 그가 구약성서의 에스겔서와
다니엘서,신약성서의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최후의 심판에 관한 예언들을
읽고서 발상한 이 시한부 종말론을 뉴욕헤럴드지가 보도하자 일련의
광신자들이 속출했다. 먼저 죽어야 천당에 빨리 갈수 있다고 믿은 나머지
가족 친척을 살해하거나 자살을 하는가하면 재산을 처분해 버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마겟돈(최후의 심판일에 벌어지는 선과 악의 결전)의 그 날이 되어
뉴잉글랜드지방의 산꼭대기와 고지대에는 종말을 기다리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였으나 그 예언은 실현되지 않았다. 밀러는 급기야 종말의
날을 그 이듬해 3월22일과 10월22일로 두번 연기했으나 허사였다. 한때
10여만명의 신봉자를 끌어 모았던 이 말세소동도 끝장이 날수 밖에 없었다.
십자군원정이 있기전 유럽에서도종말론이창궐했었다. 960년
베르나르트라는 독일인이 내놓은 말세론도 그중의 하나다. 999년12월31일
밤12시 히브리신화의 대천사인 가브리엘이 부는 나팔소리에 땅속의 모든
사자들이 되살아나 인류가 최후의 심판대에 오른다는 것이었다. 그 시각이
다가왔는데도 세상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한 시한부 종말론이 지금 우리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다미(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라)선교회의 이장림목사가 지난 87년 주장한
"1992년10월28일밤12시 휴거(예수가 재림해 믿는 자들을 하늘로 잡아끌어
올려준다는 것)-7년 환란-99년 종말"의 파장이 이만저만이 아닌것 같다.
급기야 그 피해 가족들이 "시한부종말론 피해자가족협의회"를 구성하는
지경에 이르렀지 않은가. 생업과 학업 포기,재산헌납등으로 가정이
파탄위기에 이르고 순교세뇌교육까지 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윌리엄 밀러의
말세소동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수 있겠다.
종말론은 기독교뿐만아니라 이슬람교 불교 가릴것 없이 어느 종교에나
있는 종교문화의 일반적인 상징이다. 그것은 결코 파멸의 상징이 아니고
선과 악의 결전에서 얻어지는 재생을 위한 윤리적 계기의 상징인 것이다.
그런데 시한부 종말론자들은 유독 파멸만을 강조하는 것인지 혼돈에 빠진
우리 주변을 성찰해 보아야할 때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