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독서인구의 격감으로 책이 안팔리면서 출판.서점업계가
사상유례없는 불황에 시달리고있다.
지난3월부터 불어닥친 불황의 여파로 크고작은 서점들이 잇따라 도산하고
있는가하면 일부 대형서점들조차도 적자운영으로 심한 자금압박을
받고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컴퓨터 카세트 VTR등 오디오 비디오가
대중문화속에 뿌리를 내리면서 책을 읽는 사람이크게줄어 책판매성수기로
꼽히는 3월의 책판매고는 전년동기대비 30%이상 줄어들었다.
출판계 일각에선 이번 출판불황이 활자매체의 한계를 예고하는 징후라는
진단까지 나오고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30년전통을 자랑하던 종로의 양우당서점이 극심한 불황을
이기지못하고 지난4월 끝내 문을 닫는 비운을 맞았다.
또 강남 영동시장 부근에서 1백평이넘는 대형매장을 운영하던 고려문고도
경영압박을 이기지못해 4월중순 부도를내고 도산했다.
전국 6백여서점과 거래하고있는 국내 최대의 서적도매상인 진명서적의
경우 하루평균 7천권이상씩 판매되던 책들이 3,4월중 4천 5천권으로
격감했다. 보통 10%미만에 머물렀던 진명서적의 도서반품률도 최근에는
15%로 늘어나 경영이 크게 악화되고있다.
역시 전국적 도서 판매망을가진 출판협동조합도 지난해3월중
9억4천만원이었던도서판매액이 올3월에는 8억1천만원으로 떨어졌다.
중소서점들의 경영악화는 더욱 심각하다. 부산 B서점은 지난해 3
4월에비해 판매고가 40%이상 감소,개점16년만의 최대위기를 맞고있다.
대구 J서점은 월1천만원에 달했던 매상고가 최근엔 4백만원이하로
떨어졌다.
전국서적상조합연합회 이인행총무부장은 "이대로 가다간 6 7월 무렵에는
상당수의 군소서점들이 문을 닫게될것"이라고 우려했다.
책판매부진으로 출판사들도 큰 타격을 받고있다.
"동냥그릇""소설토정비결""최불암시리즈"등 일부 대하소설과
인스턴트출판물만이 광고에 힘입어 판매호조를 보이고 있을뿐 대부분의
사회과학 도서및 순수문예물의 판매가 30 40%나 격감했다.
국내 출판시장의 대종을 이루는 학습참고서 마저 판매부수가 크게
떨어지는 추세다.
업계는 이같은 불황이 바쁜 현대인들이 책읽기를 외면하는 경향을
보이고있는데다 독서인구의 주종을 이뤄야할 청소년들마저도 단답식교육에
길들여져 사고력이 요구되는 책읽기를 기피하고 카세트 컴퓨터등 즉흥적인
인스턴트제품을 찾기때문이라고 분석하고있다.
<이정환기자>